북한 '건군절' 변경… 평창 개막 바로 전날 대규모 '무력시위' 벌이나

입력 2018-01-23 19:18  

정규군 창설일 2월8일로… 군, 열병식 준비 '예의주시'

병력·장비 200여대 증가 확인
김정은 체제·핵무력 완성 알리려
'화성-15형' 등 전략무기 과시 촉각

북한 예술단 내달 8일 강릉 공연
서울 공연은 11일 해오름극장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단 25일 방한



[ 정인설/조미현 기자 ]
북한이 올해 인민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한국의 국군의 날 격인 건군절을 4월25일에서 2월8일로 바꿨다. 이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2월9일) 하루 전날 평양에서 대규모 군사 열병식이 열릴 전망이다. 북한이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되는 틈을 활용해 김정은 체제나 핵무력 완성을 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평창 올림픽 전날 열병식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4월25일 대신 2월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기념할 것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북한의 건군절은 정규군 창설일인 2월8일이었지만 1978년부터는 김일성이 정규군의 모태가 된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25일을 군 창건일로 정하고 건군절로 불러왔다. 그러나 김정은은 집권 후 실제 정규군이 창설된 2월8일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그 연장선에서 인민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2월8일을 다시 건군절로 공식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은 23일 밤 통일부에 “2월8일 강원 강릉아트센터, 2월1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예술단 공연을 하고자 한다”고 통지했다. 북한 예술단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오는 2월6일 방한하고, 12일 돌아가겠다고 알려왔다. 지난 21~22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장 후보지를 둘러봤다.

정부는 이날 오후 “북측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남측을 방문해 합동 훈련을 하자”고 전했다. 북한은 “25일 파견하는 북측 선발대와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감독 1명, 선수단 12명, 지원 2명)을 보내겠다”고 답했다.

◆신형 ICBM 나오나

우리 군은 건군절에 맞춰 북한이 열병식에 동원될 병력과 장비를 계속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북한의 군 열병식 예행연습에는 병력 1만2000여 명과 장비 50여 대가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달 중순부터는 병력 1000여 명, 장비 150여 대가 더 늘어난 것으로 식별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열병식에 북한이 신형 전략무기를 동원할지 주시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건군절 복원 이후 첫 퍼레이드라는 점도 있지만 핵무력 완성 선포 후 첫 퍼레이드라는 점에서 가지고 나올 것들에 관심이 모인다”며 “그동안 북한이 시험 발사한 ICBM급인 화성-12형과 14형, 15형 외에 신형 ICBM인 화성-13형이나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3형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평창 올림픽이 ‘평양 올림픽’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야권과 일부 언론의 비판에 자제를 촉구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평창 올림픽은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의 경사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성공을 바라마지 않을 것”이라며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가도록 마음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정인설/조미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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