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핀테크 경쟁력 원천은 '선(先)육성책'
투자한도 무제한…시장 키운 뒤 사후규제
이번 선전 탐방 때는 위안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한국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위챗의 가상 지갑에 돈을 충전해 모든 결제를 위챗페이로 했다. 선전에서 일상화된 공유경제의 성장 배경에는 놀랍도록 간편한 결제시스템이 있다. 길거리에 즐비한 공유 자전거는 QR코드로 이동거리만큼 간편하게 요금을 낼 수 있다. 결제가 조금이라도 복잡했다면 공유경제 성장이 지금처럼 폭발적이진 않았을 것이다.
결제뿐 아니라 대출, 보험, 자산관리, 자본시장 등 핀테크(금융기술)산업 전 분야에서 중국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KPMG가 선정한 ‘세계 100대 핀테크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은 1, 2, 3위를 비롯해 상위 10개사의 절반을 차지한다.
핀테크 강국인 중국의 P2P(개인 간) 대출 규모는 미국의 3배, 세계 시장의 약 70%를 점하고 있다. 선전의 한 벤처캐피털 임원은 “중국 정부는 P2P대출 태동기를 면밀히 관찰했고 8년 동안 시장이 자리잡을 수 있게 도왔다”며 “이후 이쭈바오란 기업이 P2P대출을 빙자해 9조원 규모 유령 대출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하자 준비한 사후 규제를 즉각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규제가 이뤄졌기 때문에 혁신 기업이 성장을 거듭했다”고 소개했다.
8년 만에 사후 규제를 도입한 중국과 달리 국내 최초의 중금리 P2P대출 기업 8퍼센트는 개시 7주 만에 사이트가 차단됐다. 우여곡절 끝에 대부업자로 등록한 뒤 사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모든 규제의 기본은 이용자 편의를 돕는 동시에 서비스 제공자를 육성하는 데 있다. 중국처럼 많은 기업가가 규제에 위축되지 않고, 혁신산업에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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