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보험다모아' 사이트 외면하는 보험사

입력 2018-01-25 18:32   수정 2018-03-19 11:13

강경민 금융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 강경민 기자 ] “네이버에 탑재되면 많은 소비자가 ‘보험다모아’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이죠. 수수료 때문에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어서….”(보험 관련 협회 관계자)

무슨 얘기일까. 금융당국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2015년 11월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 사이트를 출범시켰다. 각종 보험상품 가격 등을 소비자가 손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든 공익적 성격의 사이트다. 이달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361개 상품이 등록돼 있다. 설계사 대면채널에 비해 보험료도 저렴하다.

문제는 보험다모아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극소수라는 점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3409명에 불과했다. 업계 종사자를 제외하면 실제 방문자 수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협회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네이버에 보험다모아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자동차보험’을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하면 보험다모아가 제공하는 상품 비교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협상은 지난해 말 결렬됐다. 클릭당 수수료를 놓고 양측 견해차가 컸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기존 보험업체가 지급하는 광고 단가와 비슷한 클릭당 7000원대를 요구한 반면 협회는 200원대를 고수하고 있다. 클릭당 수수료가 늘어나면 보험사가 비용 보전을 위해 보험료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보험사는 사이트 홍보를 위한 광고비 책정에도 인색하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보험다모아 홍보 관련 예산은 ‘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트 출범 당시 마지못해 협조한 보험사가 상당수였다”고 귀띔했다. 소비자가 손쉽게 상품 비교를 할 수 있다 보니 이를 꺼리는 보험사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클릭당 수수료가 과도하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이해는 된다. 다만 소비자에게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기기에 앞서 보험사가 십시일반으로 보험다모아 활성화에 협조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소비자 편의는 외면하는 보험사 모습이 안타깝다.

강경민 금융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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