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건조 기술력 입증
[ 안대규 기자 ]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에서 건조한 2만1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사진)을 26일 발주처인 프랑스 최대 해운사 CMA CGM에 인도한다. 수비크조선소가 중대형을 넘어 초대형 선박의 건조능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배의 크기는 길이 400m, 폭 59m, 깊이 33m로 갑판 면적만 축구장 4개 넓이에 달한다. 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한 개를 뜻한다. 적재된 컨테이너를 일렬로 놓으면 서울~평창(127㎞) 거리다. 국내 조선업체가 2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인도한 것은 작년 3월 삼성중공업에 이어 두 번째다.
한진중공업은 2015년 4월 수주한 이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기 위해 길이 550m, 폭 135m에 이르는 세계 최대 크기의 수비크조선소 도크를 십분 활용했다. 수비크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2009년 2조원을 투자해 완공했다. 그동안 1만1000~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이나 아프라막스급(11만5000t급) 유조선 등 중대형 선박을 주로 건조했다. 하지만 필리핀 현지 노동자들에게 초대형 선박 건조에 필요한 특수강 용접 기술을 가르치면서 선박건조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한진중공업은 당시 수주한 3척 중 나머지 2척도 오는 5월과 9월에 각각 인도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은 2016년부터 부산 영도조선소에서는 특수선만 건조하고 일반 상선은 모두 수비크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다. 현지 인력의 생산성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인건비가 10%에 불과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해왔다. 대신 선박건조에 쓰이는 기자재는 모두 한국에서 조달해 국내 기자재 업체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있다. 수비크조선소는 2009년 첫 선박을 인도한 이후 지금까지 총 113척을 인도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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