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략에서도 "외국에서 사용편의성 확대"
소비자 최우선 원칙 강조
[ 김순신 기자 ] 이문환 비씨카드 사장(사진)이 ‘소비자 우선 경영 원칙’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결제 프로세스를 구축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악화하고 있는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서초동 비씨카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디지털 결제 프로세스는 단순히 회사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소비자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 관점으로 업무를 처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소비자가 먼저 찾는 카드사로”
이 사장은 이날 고객 편의 기반 결제 프로세스 디지털화, 글로벌 카드사업의 확산 및 내실화, 중소 벤처·스타트업과의 상생 등을 3대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이 사장은 “고객의 결제 트렌드가 전통적인 오프라인 결제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기반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며 “회사가 가진 근접무선통신(NFC) 표준, 생체인증 기술 등 디지털 역량을 통해 회원사와 함께 소비자가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결제 프로세스를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업체들은 성장을 거듭하며 기존 카드사 위주의 결제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7~9월) 하루 평균 국내 간편결제 규모는 761억원으로 전년(401억원)보다 89.7% 성장했다. 대출 사업을 하지 않고 지급결제 사업만 하는 비씨카드에는 큰 위협 요인이다. 이 사장은 “회사의 디지털 역량과 프로세싱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진하면 소비자가 먼저 찾는 카드사로 거듭날 수 있다”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디지털 사업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중소 벤처 및 스타트업과 협력해 비씨카드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결제 인프라의 디지털화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선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이 중요하다”며 “회원사와 비씨카드 간 긴밀한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중소 벤처, 스타트업이 비씨카드의 금융 플랫폼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략통
이 사장은 글로벌 전략에서도 소비자 최우선 원칙을 내세우면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글로벌 진출 국가만 늘어난다고 글로벌 사업에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편리하게 결제하거나 외국인 고객이 한국을 방문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역시 글로벌 사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인도네시아 국책은행인 만디리은행과 2016년 합작사를 설립해 해외 프로세싱 사업에 진출했다. 작년에는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포인트 운영 기업 UTU와 협약을 맺었다. 베트남과 인도 시장에선 현지 지급결제사업자와 협력해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원활하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사장이 부진에 빠진 비씨카드 실적을 반등시킬 구원투수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은 KT에서 오랜 기간 경영기획 분야를 맡은 전략통이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1355억원)보다 6.6% 감소한 126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정부가 작년 7월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빠진 국내 지급결제 시장이 영업력만으로 수익성을 올리기는 불가능하다”며 “업계의 판을 전환하는 최고경영자(CEO)의 기획 능력이 업체 간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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