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효과 2022년까지 지속"
[ 뉴욕=김현석 기자 ] 법인세 인하 이후 이어진 미국 기업들의 임직원 보너스 규모가 20억달러(약 2조133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국 기업 33%는 설비투자, 고용 등 각종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나 피터슨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사진)는 지난 26일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외신기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 세법에 서명한 직후부터 AT&T를 시작으로 월마트와 애플, JP모간체이스, 월트디즈니, 버라이즌, 웰스파고 등 주요 기업이 줄줄이 임금 인상 및 보너스 지급, 투자와 신규 채용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이 밝힌 보너스 규모는 25일까지 20억달러를 넘어섰다.
씨티그룹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임금을 올리겠다고 발표한 곳이 22%라고 밝혔다. 또 33%는 설비투자, 채용, 퇴직연금 기여 확대, 유급휴가 확대 등 어떤 형태로든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감세 효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연 3%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씨티그룹은 감세와 군비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따른 부양 효과로 올해와 내년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각각 0.5%포인트 증가해 연 2.7%와 연 2.4%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효과가 점점 줄면서 2022년엔 영향이 없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감세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며 재정적자가 누적되면 2022년 이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가 당분간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토비아스 레브코비치 씨티그룹 수석전략가는 간담회에서 “미 증시 상승은 기업 실적 덕분”이라며 “기업 실적이 계속 호전되고 있어 증시는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데이터를 보면 향후 12개월 동안은 침체를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2020년까지는 계속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 국채 금리가 오르고 유가 등 상품 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럴 때는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유망하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에 대해선 “시장에 별다른 충격없이 조금씩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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