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용 손 세정 디바이스
손목시계형, 목거리형 등 다양
연내에 대학병원서 시범사업 목표
“우리 기기가 의료인의 손 씻기 습관을 개선해 감염병을 줄이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인수 두빗 대표(28·사진)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위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감염병 피해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던 중 처음으로 손 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헝가리 출신 의학자 제멜바이스를 떠올렸다.
장 대표는 “손만 잘 씻어도 감염병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손 씻기를 통해 감염병을 예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에 그가 뛰어든 까닭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의료인의 손 위생 수행률은 높지 않다. 손 위생 수행률은 세계보건기구가 손을 씻어야 한다고 권고한 5가지 상황인 환자 접촉 전, 치료 행위 시행 전, 치료 행위 시행 후, 환자 접촉 후, 환자의 주변 환경 접촉 후에 손을 씻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의료기관인증평가에 손 위생 수행을 평가하는 항목이 포함되는 데도 한국 의료계 종사자의 손 위생 수행률은 30~50% 정도다. 손을 씻어야 하는 상황 10번 중 3~5번만 씻는다는 얘기다.
장 대표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의료인의 손 위생 수행률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시계 모양으로 생겼다. 그는 “손목에서 거미줄이 나오는 스파이더맨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분사구에 손을 대고 스위치를 누르면 캡슐에 담긴 알코올 세정액이 분사된다. 세정액이 묻은 손을 비비면 세균이 사라지는 마찰식 소독을 채택했다.
납작한 원통형인 세정액 캡슐은 착탈식으로 다 쓰면 교환 가능하다. 캡슐 1개당 약 75~80회 사용할 수 있다. 손목에 차지 않고 상황에 따라 거치형, 클립형, 목걸이형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디바이스는 알람 및 모니터링 기능도 수행한다. 손 위생이 필수인 오염 지역에 착용자가 출입하면 그곳에 설치된 비콘(위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신호를 주기적으로 전송하는 기기)이 디바이스에 신호를 보낸다. 신호를 받은 디바이스가 LED(발광다이오드) 빛을 내거나 진동하면 착용자는 손을 소독하면 된다.
또 병원의 중앙 서버와 연결된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착용자가 얼마나 자주 손을 소독했는지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장 대표는 “기존 손 위생 수행률 검사는 일년에 1~2회씩 검사자가 육안으로 보고 기록하는 등 부정확하게 이뤄진다”며 “지속적으로 손 위생을 살펴 종사자들의 습관을 개선하고 일·주·월 단위로 리포트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빗은 지난해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WMC)'에서 가장 주목할 기업 5곳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현지에서 다수의 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이 기기 수천대를 구매하고 싶다는 의향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향후 2년 동안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며 “현재 목표는 12월까지 성능을 향상시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7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