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사업 핵심은 여성·아동·글로벌"

입력 2018-01-31 17:42  

롯데 지주사 출범 후 첫 사장단 회의… 마곡연구소로 경영진 총집결

4차 산업혁명 접목 '디지털 롯데'
일부만 바꿔선 고객 충족 못시켜
롯데 브랜드 달았다면 최고 돼야

홈쇼핑 3년내 중국 철수 계획 밝히자
"비핵심사업 축소하는 결단도 필요"



[ 안재광 기자 ]
“디지털로 탈바꿈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1일 던진 올해의 ‘화두’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롯데중앙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기술 환경과 소비자 요구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필수”라며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롯데의 모든 사업에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부진한 사업은 정리, 핵심에 집중

신 회장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야 획기적으로 생산성이 오르고, 제품과 서비스 혁신도 가능하다”며 “일부 서비스를 디지털로 바꾸는 수준으론 높아진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화는 물류와 배송 시스템,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진다”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또 “올해가 작년에 세운 그룹의 새로운 비전(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을 실행하는 원년”이라며 “비전에 담긴 질적 성장의 가치를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선택과 집중도 강조했다.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회사의 자원을 집중하라”며 “때로는 비핵심 사업을 축소하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했다. 롯데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진행하는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 중이다. 회의에 참석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2021년까지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다음달 중국 산둥과 윈난 사업 지분(각 49%)을 현지 업체에 매각한다. 남은 충칭 지역 사업 지분 32%는 계약이 만료되는 2021년까지만 유지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사업을 더 확대하라”는 주문도 했다. 그는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선 글로벌 사업 확대가 필수”라며 “각 계열사 대표들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글로벌 사업을 진행해 달라”고 했다. 메가 브랜드 육성 의지도 밝혔다. ‘롯데’란 브랜드를 달았다면 각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신 회장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성과 아동, 글로벌이란 주제로 올해 사업 확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최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를 예로 들며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공통점은 불확실성”이라며 “안 되는 이유에 대한 변명보다는 도전정신이 정현 선수를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뉴 롯데의 첫해인 만큼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적극 도전하는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원 승진인사 직후 분위기 좋아

이날 사장단 회의는 작년 10월 롯데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 열렸다. 신 회장을 비롯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이원준 유통비즈니스유닛(BU) 부회장 등 네 개 부문 BU장, 각 계열사 사장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가 열린 롯데중앙연구소(사진)는 기존 서울 양평동에 있던 것을 확장해 작년 6월 문을 열었다. 기존 식품 계열사 연구개발(R&D) 위주에서 유통 부문 안전성 검사와 바이오 등 미래 사업 등으로 확장한 그룹 통합 R&D 기능을 맡고 있다. 롯데는 계열사에서 가장 중요한 곳을 골라 돌아가며 사장단 회의를 연다. 작년 상반기 회의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했다.

롯데는 올해부터 사장단 회의 이름을 ‘가치 창출 회의’로 바꿨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롯데가 지향해야 할 방향과 가치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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