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용 해동기로 '제2의 봄' 꿈꾸는 광주 인아

입력 2018-01-31 19:05   수정 2018-02-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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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가전OEM사의 도전

대기업 공장 해외이전에 매출 줄자 독자생존 모색
해동에 특화된 기술개발… 냉동고기 1kg 7분이면 녹아
전자레인지처럼 간편사용



[ 임동률 기자 ] 대기업의 생산라인 해외 이전 등으로 납품물량이 줄어 매출이 감소한 중소기업이 독자 기술을 개발해 프리미엄 가전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광주광역시 금형가전 기업인 인아(대표 백희종)는 국내 최초로 업소용 해동기 ‘해동N’을 출시했다고 31일 발표했다. 31년간 국내 가전 대기업에 부품을 공급하고 전자레인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주력해온 이 회사는 지난해 전자레인지 원리를 이용한 해동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2일엔 광주에서, 3월 초에는 서울에서 제품 론칭쇼를 연다.

백희종 대표는 “산업용 해동기를 제외하면 일반 업소에서 사용이 가능한 해동 전문 가전제품이 나온 것은 국내 처음”이라며 “냉동 고기나 해산물의 겉과 속을 자연 상태에 가깝게 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업소용 해동기는 34L 용량의 전자레인지 형태 제품이다.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가정용 전자레인지의 1.4배 정도 크기에 가격은 60만원대 후반이다. 중소 규모 점포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소규모 요식업체가 사용하는 식재료의 40%는 냉동제품이 차지한다”며 “해동N은 자연 해동이나 침수 해동에 그치던 요식업체의 해동 고민을 해결한 제품으로 냉동 고기 1㎏을 7분이면 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전자레인지 및 건조 기능을 넣어 기능성도 강화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광주공장과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의 세탁기·냉장고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협력업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물량이 감소해 매출이 급감했다. 한때 500억원을 넘었던 매출은 지난해 32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사업 다양화를 위해 2013년 ‘인아큐브’라는 자체 브랜드로 평면 TV 시장에 발을 내디뎠지만 중소기업 TV의 난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사가 생존을 위해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에 선보인 제품이 해동N이다. 부피를 줄인 가정용 해동기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백 대표는 “지난 31년간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고 OEM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면 앞으로는 자체 기술로 생산한 제품으로 대기업과 경쟁하는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며 “해동N의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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