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소셜미디어 '중립성'은 어떤가

입력 2018-02-01 16:59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은
유료 프로모션 게시물을
수백만 사용자에 보여주고
무료 콘텐츠는 소수에만 전달
비중립적으로 플랫폼 운영

소셜미디어 '중립성' 시급
규제 없는 콘텐츠 시장은
돈많은 부자들만 선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것

대니얼 갤런트 < 소셜미디어 마케팅 컨설턴트 >



[ 양준영 기자 ]

‘망중립성(net neutrality)’에 대한 대부분 논쟁은 중요한 현실을 무시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회사가 그들의 사이트를 통제하고 있는 수익 중심의 알고리즘과 불투명한 콘텐츠 가이드라인 덕분에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 인터넷은 중립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개인화한 온라인 포털을 통해 우리는 뉴스 기사를 읽고, 비디오를 공유하고, 친구들의 삶에 대해 알고, 사회 트렌드에 관해 토론한다. 그러나 이런 플랫폼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거나 공정하게 배포하지 않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콘텐츠 타기팅에 능통한 돈 많은 광고주와 마케팅 담당자들을 선호하는 ‘페이투플레이(pay-to-play)’ 전술을 사용해 확실히 비중립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관리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의 정책을 보면 유료 프로모션 게시물은 수백만 명의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반면 대부분 무료 콘텐츠는 소수에게만 전달된다.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는 최근 비프로모션 게시물에 대한 반응이 줄어든 것을 봐왔다. 만약 당신의 휴가 게시물에 달린 ‘좋아요’ 수가 몇 년 전에 비해 절반밖에 안 된다면, 당신의 콘텐츠가 구식이거나 친구들이 흥미를 잃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당신이 사용하는 플랫폼이 당신과 당신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는 기업들이 게시물에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했을 수도 있다. 당신이 아마추어 사진작가 또는 레크리에이션 블로거라면, 특히 개인사업자 또는 중소기업 오너인 경우라면 페이스북은 당신을 ‘유기농’ 사용자에서 돈을 주고 광고를 올리는 고객으로 전환하려 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필자는 ‘뉴요리칸 시인 카페’ ‘아트 재팬 2020’ 및 다른 기관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사용해왔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의심할 여지 없이 많은 소기업 및 비영리단체 등의 재산을 늘려왔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플랫폼은 변덕스럽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특정 콘텐츠를 우대하고, 특정 유형 게시물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또는 유료 게시물에 대한 우선순위를 새로 정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변경할 때는 경험 많은 온라인 마케터도 좌절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돈을 내는 ‘부스팅’ 없이 페이스북 업데이트를 올린다면 그 게시물은 당신의 페이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1~5%에게만 도달할 것이다. 당신의 팬이나 친구들이 그것을 다시 게시하지 않는 한 소셜미디어에서 당신을 팔로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아마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0달러에 동일한 게시물을 부스트하면 페이스북은 수백 또는 수천 명의 더 많은 고객에게 이를 보여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극단주의자의 도전을 받는 콘텐츠는 허용하면서 무해한 자료(크리스마스 카드, 특정 도시명)는 걸러내는 것으로 알려진 페이스북의 불투명한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당신의 게시물은 잊혀질 수도 있다.

게시물의 가시성은 타깃 소비자들이 다양한 광고주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5달러를 내면 큰 돈을 쓰는 뉴잉글랜드 페이트리어츠 팬 50명이나 미취업 학생 2000명에게 도달할 수도 있다. 특정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지속적으로 바뀌며, 광고가 게재될 때까지 공개되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비중립적인 모습은 헤아릴 수 없이 섬뜩하다. 시행착오 실험은 기업과 비영리단체가 소셜미디어 투자에 대한 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을 주지만, 많은 소규모 기업은 시장조사를 할 여력이 없다. 어떤 회사는 첫 번째 캠페인이 실패하면 소셜미디어 광고를 완전히 포기한다. 고객으로서 당신의 가치와 마케팅 담당자로서의 비용이 알고리즘 변덕에 따라 변동된다는 사실은 좌절감을 안겨준다.

페이스북은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의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한 폭로 이후 투명성과 집행력이 향상됐다고 주장한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최근의 변화는 뉴스 아이템 심사를 민주화하고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보다 의미있는 사회적 상호 작용”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업 방침 변화의 정도나 건전성을 알 방법이 없다. 우리는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페이스북의 실험이 때때로 언론의 자유와 소기업의 재정을 해치는 경우가 있음을 알고 있다.

소셜미디어 활동이 계속해서 인터넷 사용을 지배하면서 중소기업과 비영리단체의 생존은 점점 더 온라인 마케팅 전략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조직들의 경쟁을 돕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

그러나 크고 작은 기업들의 재정, 정치 체제 및 대인 관계의 모든 측면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기업 자체 조정에만 맡겨선 안 된다. 기업, 비영리·정부 부문의 대표로 구성된 위원회에 의해 이상적으로 규제돼야 한다.

망중립성 보호가 지속되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규제는 온라인 경기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악의적인 콘텐츠 조작을 경계하면서 혁신, 창의성 및 언론의 자유를 발전시킬 수 있다. 규제가 없다면 인터넷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뻗어가는 콘텐츠 시장은 계속해서 부자들을 선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원제=What About Social-Media Neutrality?

정리=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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