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19년 만에 전산시스템 전면 교체

입력 2018-02-01 19:56   수정 2018-02-02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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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보다 속도 80배 빨라
업무 효율성 대폭 개선
"핀테크·비대면채널 강화
인터넷 전문은행과 경쟁"

시스템 교체 작업으로
15~18일 금융거래 중단



[ 김순신 기자 ] 저축은행업계가 19년 만에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며 핀테크(금융기술) 도입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비(非)대면 채널 강화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19일부터 저축은행 공용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공용 전산시스템을 쓰는 곳은 OK저축은행 등 67곳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1999년부터 사용하던 기존 전산망의 처리 속도가 매우 느려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차세대 전산시스템은 기존보다 전용회선 속도를 80배가량 개선했기 때문에 회사별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소비자는 더 간편하게 대출심사를 받을 수 있고, 저축은행도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저축은행들은 이 같은 전산시스템 교체로 비대면 상품 등 신상품 개발에 역량을 쏟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별 전산망을 구축하려면 150억원가량이 필요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 저축은행들은 공용 전산망을 쓸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전산시스템 교체로 자체 전산망을 보유한 금융지주계 대형사와 경쟁할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차세대 전산망이 도입되면 상품 개발에 들어가던 기간이 30일에서 7일로 대폭 줄어든다”며 “기존 저축은행 전산시스템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고 산출해야 했지만 새 시스템에선 상품 개발부터 대출심사 등이 자동으로 처리되는 부분이 많아져 업무 효율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을 위해 설 연휴인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 79개 저축은행의 금융 거래가 중단된다. 인터넷뱅킹 텔레뱅킹과 같은 비대면 채널에서도 계좌 이체와 조회 등 모든 거래가 불가능하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은 물론 다른 금융회사를 통한 저축은행 계좌 입출금 및 조회 역시 할 수 없다. 저축은행이 발급한 체크카드와 현금카드 등으로 결제도 할 수 없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번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을 포함한 중앙회 직원들은 설 연휴를 반납하고 전산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비상근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장은 “전산망 교체가 마무리되는 대로 중앙회가 운영하는 비대면 계좌개설 앱(응용프로그램) SB톡톡 개선 작업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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