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 따라 약 구분하세요

입력 2018-02-02 19:10   수정 2018-02-03 07:21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설사형엔 '부스코판플러스'
변비-설사형엔 '포리푸틴'



[ 전예진 기자 ] 과민성 대장증후군(IBS)은 전 세계 인구의 20%가 일생 동안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병입니다. 복통, 복부팽만감, 방귀, 설사나 변비 증상을 보이는 만성기능성 장질환인데요.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면서 완치가 쉽지 않아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20~30대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심한 환자는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장, 대장의 비정상적인 운동이나 내장 감각이 예민해져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장염을 앓은 후 염증, 스트레스, 중추신경계 조절 이상, 호르몬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촉발될 수 있는데요.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하기 때문에 약물로는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약으로 완치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식단 관리와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약은 증상과 배변 양상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데요. 설사가 심하다면 우선 로페라미드 성분의 지사제로 다스리는 게 좋습니다. 설사로 장거리 여행이나 출근이 두렵다면 전날 지사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다만 로페라미드는 복통을 개선하지 못합니다.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는 환자도 복용해선 안 됩니다. 이런 환자에게는 트리메부틴 성분의 엔케팔린 효능제가 쓰입니다. 과다 수축된 위장관 평활근을 이완해 복통과 복부팽만을 완화해 주는 진경제의 일종입니다. 이 성분은 규칙적인 위장관 운동을 유도해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위장관의 잔여 음식물 배출을 촉진하고 과도한 미생물 번식을 막아주기 때문에 변비와 복통을 수반하는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설사형 환자라면 항콜린제가 주로 사용됩니다. 디사이클로민, 부틸스코폴라민브롬화물 등의 성분이 있습니다. 디사이클로민은 스파토민캡슐, 파파베린, 스파로민정, 에스코판정 등의 제품에 들어 있습니다. 부틸스코폴라민브롬화물은 부스코판플러스정(사진)이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항콜린제는 진경 효과가 좋지만 입마름, 배뇨 곤란, 졸음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또 전립샘 비대증, 심질환, 근무력증, 우울증 환자는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약을 1주일 이상 복용해도 개선되지 않으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의사의 진료를 받고 정신 신경계 약물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에게 음주는 치명적입니다. 알코올과 당류, 기름진 식사가 대장을 자극하기 때문인데요. 음식 조절만 잘해도 증상의 6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식단 조절이 중요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직접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장내 이상 발효를 경감시켜주니 평소 꾸준히 챙겨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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