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엔 '문어' 전라도엔 '병어'…이마트, 지역별 제수용 상차림세트 첫 출시

입력 2018-02-04 15:23  


이마트가 명절 시즌 최초로 지역 특색을 반영한 '제수용 상차림 선물세트'를 출시한다.

이마트가 선보이는 제수용 상차림 세트는 경상도·전라도 두 지역에서 자주 쓰이는 어종을 모은 두 가지 선물세트다.

경상도 차례상을 위한 제수용 상차림 세트는 문어(600g) 1미/긴가이석태(150g) 3미/민어(300g) 3미/참가자미(450g) 2미로 구성했으며 가격은 11만5000원이다.

전라도 제수용 상차림 세트는 병어(250g) 2미/양태(350g) 2미/반건조 부세조기(300g) 3미/서대(300g) 3미로 구성했고 12만5000원에 판매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차례상에 많이 올리는 어종으로 구성한 반건조 '수산바구니 세트' 역시 처음 선보인다. 구성은 참돔(300g)/부세조기(300g)/민어(280g)/참가자미(450g) 각 2미씩이며, 가격은 9만9000원이다.

이마트가 이렇게 명절 기간 지역별로 서로다른 선물 세트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유는 과일, 축산과 달리 수산물의 경우 지역별 선호하는 상품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2017년 설(1월28일) 일주일 전부터 하루 전까지 매출을 2주 전과 비교한 결과, 경상도 지역 이마트에서의 문어 매출은 1263.3% 증가했다. 해당 기간 경상도 지방 문어 매출이 전국 매출의 33.6%를 차지했다.

문어는 경상도 지역 차례상에 자주 오르는 어종이다. 안동 등 선비정신이 강한 경상북도 쪽에서 이름에 '글월 문(文)'자가 들어간 문어를 차례상에 올리던 풍습이 이어진 까닭이다.

또 다른 경상도 차례상 단골 어종인 침조기(긴가이석태)도 매출이 1340% 늘었다. 전국 매출 대비 구성비는 99.5%에 달했다. 침조기는 참조기와 달리 입 부분에 뾰족한 침이 달린 생선으로 서아프리카 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이다.

전라도에서는 병어가 차례상 생선으로 인기가 많다. 2017년 설 기간 전라도지역 병어 매출은 1412.6% 증가했다. 전라남도가 주산지인 병어는 홍어보다 냄새가 없고 요리하기가 어렵지 않아 전라도 차례상에 자주 오른다.

일반적으로 전라도 대표 생선으로는 홍어를 많이 떠올리지만 홍어는 냄새가 강해 차례상에 올리는 풍습이 사라지고 있다.

이마트 점포별 2017년 문어 매출을 살펴본 결과, 10위 안에 대구권역 점포가 4군데나 자리했다. 각 점포의 전체 매출 순위가 9위, 11위, 37위, 46위인 것을 감안하면 경상도 지역에서의 문어 인기는 확연히 드러난다.

경상도 차례상 인기 생선인 침조기 순위에서는 경상도 권역 점포가 침조기 매출 1위부터 10위까지를 모두 차지할 정도로 더욱 그 특색이 두드러진다.

지리적 특성이나 많이 잡히는 어종에 따라 쉽게 접할 수 있고 선호하는 수산물이 다르다. 이로 인해 지역별로 식습관이 다르게 형성되고 차례상까지 식습관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지역과의 접근성이 좋은 충청도에서는 다양한 음식이 차례상에 오르며 충남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우럭이 오르기도 한다.

이마트 이상훈 수산 바이어는 "명절만 되면 차례상에 올릴 생선들을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을 보고 고객들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이번 세트를 준비했다"며 "비교적 특색이 뚜렷한 두 지역의 세트를 시범적으로 출시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지역과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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