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은 어떻게 태국 소비자를 사로잡았나

입력 2018-02-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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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등 불안한 정치환경 딛고 5년 만에 흑자
철저한 현지화·상품차별화로 소비자 공략
"신규 사업모델 발굴해 업계 1위 굳힐 것"

CJ오쇼핑이 태국 홈쇼핑 시장에 진출한지 5년 만에 첫 영업흑자를 냈다. 현지 업체 포함 약 7개의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태국 홈쇼핑 업계에서 유일한 흑자다.

철저한 현지화와 상품 차별화로 태국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CJ오쇼핑의 분석이다.

CJ오쇼핑은 태국 합작법인 GCJ가 지난해 첫 흑자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2012년 6월 태국에서 개국한지 5년 만에 이뤄낸 결과다. GCJ는 지난해 취급고 650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태국 홈쇼핑 시장은 총 7개사가 경쟁하고 있다. CJ오쇼핑을 비롯해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국내 기업이 3곳, 일본과 대만계 등 외국계 및 현지업체가 4개다. CJ오쇼핑은 이중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낸 곳이다.

현지의 불안한 정치·사회 환경은 매번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2014년에는 쿠데타, 2015년에는 방콕 폭탄테러, 2016년에는 푸미폰 전 국왕이 서거했다.

그때마다 한 달 이상씩 방송이 중단되거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는 등 정상적으로 영업활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약 1개월간 방송이 중단되는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취급고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며 "연매출 300억원 이상 홈쇼핑 업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CJ오쇼핑 현지법인은 론칭 초기부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폈다. 300명이 넘는 GCJ 직원 중 한국인은 성낙제 법인장을 포함해 4명뿐이다.

또 방송 초기부터 지금까지 매년 10여명의 방송인력을 한국으로 파견해 각 직군 별 직업 교육을 시켜 짧은 기간 내에 방송 노하우를 전수받도록 했다.

콘텐츠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

교환, 반품 비율이 높아 해외진출 시 잘 시도하지 않던 패션, 뷰티를 오히려 강화하면서 30~40대 여성 소비자 층을 공략하는 승부수도 던졌다.

현지 소비자 트렌드를 더 잘 아는 태국의 패션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와코루(Wacoal), 애로우(Arrow), 세인트앤드류스(ST.Andrews) 등 차별화 된 브랜드 제품도 선보였다.

다른 경쟁사에서 안 하는 생방송 운영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생방송은 보통 시청자와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문율이 녹화방송에 비해 높다.

콜센터로 들어오는 시청자들의 질문에 쇼호스트가 방송 중 직접 답을 해줄 수 있고, 경쟁사 프로그램을 보며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현지 업계 최초로 오전 8시와 저녁 7시 등 프라임 타임 시간대에 매일 3개의 생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취급고는 녹화방송에 비해 2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업계에선 처음으로 고객 등급제를 실시해 VIP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여 해당 고객들의 구매 횟수를 전년 대비 20% 가까이 끌어올렸다.

성낙제 CJ오쇼핑 태국법인장은 "올해는 상품 차별화와 신규 사업모델 구축,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난해 이어 흑자 구조를 더욱 견조히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태국 홈쇼핑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히고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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