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등을 앞세워 지난해 부진했던 미국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지난해 8년 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자율경영 체제하에 SUV 중심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수익성 회복에 주력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신흥시장의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 정체로 저성장 기조가 심해져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우선 미국 시장에서 재고 안정화와 내실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는 동시에 2020년까지 8개 차종의 SUV를 출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부족했던 SUV 라인업을 보강하는 차원이다. 코나를 시작으로 차세대 수소차 넥쏘, 신형 싼타페, 코나 전기차, 투싼 개조차 등을 연내 미국 시장에 투입한다.
기아차도 미국 공장 가동률 조정 등으로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신차 출시로 판매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니로를 제외하고 볼륨 신차가 없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스팅어를 필두로 상반기 쏘렌토와 K2 개조차, 하반기 K3 신차를 투입해 라인업을 보강할 것”이라며 “스팅어는 슈퍼볼 광고를 비롯한 전방위 론칭 캠페인과 프리미엄 체험 마케팅을 진행해 판매 확대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역시 올해 구매세 인하 정책 종료 등으로 수요가 정체되고 경쟁이 심해지는 등 완성차 업체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올해 전체 판매량은 작년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ix35 등 작년에 출시한 신차들의 판매를 본격화하고 엔시노(코나의 현지명) 등 다양한 차급의 신차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같은 신에너지차 투입도 지속해 환경규제와 시장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새롭게 선보이는 중국형 전략 SUV ‘NP’와 3분기 출시 예정인 엔트리급 SUV ‘QE’로 중국 내 SUV 차급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K5 PHEV와 KX3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도 내놓을 계획이다. 신형 K9과 K5·스포티지·카니발 등 주력 상품의 부분변경 모델, 신형 쏘울, 니로 전기차 등을 국내외에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라인업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모델을 현 13종에서 38종 이상으로, 전기차 모델을 현 2종에서 14종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자율주행, 커넥티드카와 같은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역량 개발 및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과의 협업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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