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까다로운 선수촌 "평창수·코카콜라만 반입"

입력 2018-02-05 19:04   수정 2018-02-06 05:29

평창올림픽 D-3

지정 생수·음료 빼곤 금지돼
음식물 등 폐기해야 입장 가능



[ 최진석 기자 ] “물은 평창수, 주스는 코카콜라만 갖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금속탐지기와 엑스레이 등을 동원한 공항 수준의 꼼꼼한 검사가 이뤄진 5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평창 선수촌 입구 보안 검색대. 기자의 가방을 열어 본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가방에는 다른 상표의 생수와 주스가 하나씩 들어 있었다. 그 직원은 “평창수와 코카콜라 외 다른 음료는 밖에서 마신 뒤 들어오거나 폐기해야 한다”며 “다른 음식물도 갖고 들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코카콜라는 90여 년간 올림픽을 후원해 온 월드와이드 파트너사다. 평창수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샘물로 지정받아 후원 공급한다. 기자는 급한 대로 그 자리에서 물을 마신 뒤 “주스는 폐기해달라”고 말하고는 선수촌에 입장했다.

이날 평창 선수촌에선 올림픽 개막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두 가지 큰 행사가 열렸다. 평창올림픽 휴전벽 제막·서명행사와 1호 공식 입촌식이었다. 선수촌은 지난 1일 문을 열었지만, 입촌식은 이날부터 시작됐다. 평창올림픽 입촌식 1호의 주인공은 루마니아 선수단(사진)이었다. 루마니아는 벨기에, 브라질 선수단과 함께 합동 입촌식을 했다. 10여 명의 루마니아 선수단은 취타대를 따라 가장 먼저 광장으로 들어온 뒤 가장 먼저 국기를 게양했다. 선수들은 체감 온도 영하 20도 안팎의 매서운 추위를 견디기 힘든 듯 가끔 발을 동동 굴렀지만 밝은 표정으로 입촌식을 지켜봤다. 유승민 평창선수촌장은 “집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선수들도 좋은 기억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물놀이패와 비보이 댄서들이 흥겨운 음악과 춤을 선보이자 선수들도 함께 춤을 추며 올림픽 열기를 달궜다.

당초 가장 먼저 입촌식을 할 것으로 알려진 자메이카 선수단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직위원회 한 관계자는 “갑자기 일정이 바뀐 것으로 안다”며 “오늘은 자메이카의 입촌식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자메이카는 여자 2인승 봅슬레이 대표팀의 ‘초미니 선수단’으로 구성됐다. 자메이카 여자 선수가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안전과 위생에 대한 긴장감도 커졌다. 4일 민간 안전요원 일부가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인 뒤 노로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자 조직위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조직위는 민간 안전인력이 수행하던 검색 등 보안업무에 군 인력 900여 명을 투입했다. 조직위는 기존 보안인력 1200명을 당분간 현장에 투입하지 않고, 환자들의 상태가 정상화할 때까지 20개 장소의 보안 검색을 군 인력이 맡는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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