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잇따라 인상
고정금리 비중은 30% 뿐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가계 이자부담 더 커질 듯
[ 안상미 기자 ]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연 5%대를 돌파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에 따라 선진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올라 금융채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30%에 그쳐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아니라 소비자가 대부분 지게 된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혼합형(고정)금리 대출상품인 ‘포유장기대출’의 금리는 현재 연 3.83~5.03%로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고 금리가 5%대를 넘어섰다. 작년 6월 말 연 3.22~4.42%와 비교하면 0.61%포인트나 올랐다. 농협은행의 혼합형(고정)금리 대출상품은 작년 말 연 3.71~4.85%에서 지난달 말 연 3.67~5.01%, 5일 현재 연 3.69~5.03%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고정금리 상품의 기준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작년 말 연 2.576%에서 지난달 29일 연 2.785%로 0.2%포인트가량 가파른 급등세를 보인 탓이다.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금리도 뜀박질하고 있다.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본조달비용지수, 신규취급액 기준)금리가 작년 말 연 1.77%에서 지난달 연 1.79%로 올랐고, 이달 역시 시장금리 상승분이 반영돼 추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5일 현재 국민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는 연 3.28~4.48%, 신한은행은 연 3.14~4.45% 등으로 최고금리가 연 4%대 중반까지 올랐다.
본격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자 이자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되는 변동금리형 대출자들의 가계 빚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에서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는 약 9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실제로 가계 대출 가운데 고정금리형 비중은 3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으로 예금은행에서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잔액 기준)의 33.2%만 고정금리형이다.
특히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작년 6월까지만 해도 고정금리 비중이 40%에 달했지만 작년 말에는 28.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변동금리형의 금리가 고정금리형보다 낮지만 지금처럼 가파른 속도로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 고정금리 상품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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