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통해 정치·이념 초월
소통·교류하는 것이 곧 평화
북한 참여와 단일팀 구성
불가능한 상상이 현실이 됐다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이제 대한민국은 준비가 됐다. 평창은 동계올림픽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 강릉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막식 축사에서 “4일 후면 그리스 헤라 신전에서 피운 올림픽 불꽃이 남북한 인구 7500만 명을 상징하는 7500명의 성화 봉송 주자 손을 거쳐 성화대에 불을 밝힌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 따뜻한 우정부터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까지 모든 것을 활용해 올림픽 정신을 더욱 높이고자 노력하고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포츠가 정치와 이념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스포츠를 통한 교류와 소통이 곧 평화라는 사실을, 그것이 바로 올림픽 정신의 위대한 가치라는 사실을 이제 평창이 전 세계와 인류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68년 전 6·25전쟁과 휴전선에서 지척인 평창의 지역적 특성을 언급하면서 “동계올림픽이라는 세계인의 겨울 축제가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데 특별한 의미를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여러분,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분단된 국가, 전쟁의 상처가 깊은 땅, 휴전선과 지척의 지역에서 전 세계를 향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시작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시간을 준비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역량이었고, 동시에 IOC의 협력과 지원이었다”며 “우리는 올림픽에 담긴 평화와 우정, 관용과 희망의 정신이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IOC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위원, 장웅 북한 위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바흐 위원장이 IOC 페루 총회에서 북한 출전 지지를 선언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나와 우리 국민들은 그때 평화올림픽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고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는 평화올림픽은 불가능한 상상처럼 여겨지곤 했다”며 “그러나 염려는 사라졌고, 상상은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국과 최다 선수 참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의 남북 단일팀 출전 등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평화와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평창올림픽은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의 시작”이라며 “인류의 평화 번영이란 벅찬 성취를 위해 IOC는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 아시아 모든 나라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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