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DTI시행에 대출금리 상승까지…'빚테크' 전략 다시 세워라
4대 은행 여신담당자들이 제안하는 대출 전략
[ 이현일 기자 ]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빚테크에 쏠리고 있다. 지난달엔 기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타 대출의 이자 상환액을 모두 고려하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영업점의 여신 담당자들에게 새로운 규제에 맞는 대출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1순위로 정책대출 고려해야
유준혁 우리은행 서울 잠실본동지점 여신담당 계장은 “자신이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대출 등 정부 대출상품 이용 자격이 되는지를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딤돌대출은 경우에 따라 담보인정비율(LTV) 70% 한도로, 신혼부부는 최저 연 1.5%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만기까지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은행 상품의 경우엔 5년간 금리를 고정시켜주는 혼합형 대출의 최근 금리가 최고 연 5%까지 치솟은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대출 자격은 가구원이 있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단독가구주는 만 30세 이상) 가운데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신혼부부는 7000만원 이하)인 주택 수요자다. 구입하려는 주택은 면적이 85㎡ 이하이면서 가격은 5억원 이하여야 한다. 유 계장은 “직장 연차가 쌓여 소득이 높아지면 대출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는 과감하게 대출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한도 2억원으로 부족하다면 2억원을 디딤돌대출로 받고, 추가로 은행 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고정금리 대출은 ‘적격대출’ 유리
배병석 KEB하나은행 서울 을지로지점 대리는 “금리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며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하고 싶다면 정책금융상품 성격을 가진 ‘적격대출’이 좋다”고 조언했다. 은행이 대출한 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대출채권을 양도하는 상품으로, 최대 30년 동안 금리변동 없이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9억원 이하 주택이면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현재 최저 연 3.7%로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적격대출이 아닌 은행 자체상품을 이용하면 고정금리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에 비해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높아 변동금리 대출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배 대리는 “은행 고정금리 대출은 대출 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다”며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상환할 계획이 있다면 변동금리가 더 낫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에선 주거래 고객에게 신용등급 산정에서도 혜택을 준다. 배 대리는 “KEB하나은행에선 신용등급에 거래 실적을 포함시키기 때문에 거래가 많으면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며 “평소 급여이체나 예금을 많이 쌓아뒀다면 금리가 낮게 나올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리를 낮추는 또 다른 요령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을 선택하고, 상담은 영업점 창구에서 받더라도 대출 신청은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해서 우대금리를 받는 것이다.
주택대출, 우대 요건 모두 챙겨야
최정우 신한은행 서울 남대문본점 영업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어느 은행이냐보다 우대금리를 모두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차장은 ”2016년까진 은행들이 전략적으로 짧은 기간을 정해 대폭 낮은 금리로 대출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최근엔 규제 때문에 이런 대출은 거의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조건을 꼼꼼하게 챙기면 주거래 은행이 아니라도 거래 실적을 만들어 이자를 감면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에선 신한카드를 사용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주고 매매·전월세 계약을 할 때 국토교통부의 전자계약을 활용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최 차장은 “대출받는 소비자 대부분이 요건을 모두 충족시킨다”며 “최근 금리가 많이 올랐다는데도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평균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 3%대 초반으로 집계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대금리 요건 가운데 급여 이체의 경우 반드시 회사 정식 급여계좌로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입금하면서 메모에 ‘급여’ 또는 ‘월급’ 등으로 기재하면 된다. 3개월 이상 50만원 이상을 같은 날짜에 이체하면 급여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급여 이체를 하면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최 차장은 “매월 대출을 갚기 위한 돈을 신한은행 통장에 넣을 때 이런 방법으로 이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모기지신용보증으로 대출 한도↑
윤희상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본점 영업부 과장은 “서울 등 주요 지역 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30~50%로 축소돼 대출받기 어려워졌다”며 “모기지보험(MCI)또는 모기지신용보증(MCG)을 활용하면 주택우선변제보증금 공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방공제’라고 하는 주택우선변제보증금 공제는 채무자가 대출을 갚지 않아 은행이 집을 경매에 넘길 때를 대비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담보 주택에 소액임차인이 있으면 임대차보호법에 의해 1순위 담보권자(은행)에 앞서 일정 금액의 보증금(서울 지역 3400만원)을 받아가기 때문에 은행이 대출을 전액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사가 이 같은 손실을 보전해 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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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여신담당자들이 제안하는 대출 전략
[ 이현일 기자 ]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빚테크에 쏠리고 있다. 지난달엔 기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타 대출의 이자 상환액을 모두 고려하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영업점의 여신 담당자들에게 새로운 규제에 맞는 대출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1순위로 정책대출 고려해야
유준혁 우리은행 서울 잠실본동지점 여신담당 계장은 “자신이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대출 등 정부 대출상품 이용 자격이 되는지를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딤돌대출은 경우에 따라 담보인정비율(LTV) 70% 한도로, 신혼부부는 최저 연 1.5%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만기까지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은행 상품의 경우엔 5년간 금리를 고정시켜주는 혼합형 대출의 최근 금리가 최고 연 5%까지 치솟은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대출 자격은 가구원이 있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단독가구주는 만 30세 이상) 가운데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신혼부부는 7000만원 이하)인 주택 수요자다. 구입하려는 주택은 면적이 85㎡ 이하이면서 가격은 5억원 이하여야 한다. 유 계장은 “직장 연차가 쌓여 소득이 높아지면 대출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는 과감하게 대출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한도 2억원으로 부족하다면 2억원을 디딤돌대출로 받고, 추가로 은행 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고정금리 대출은 ‘적격대출’ 유리
배병석 KEB하나은행 서울 을지로지점 대리는 “금리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며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하고 싶다면 정책금융상품 성격을 가진 ‘적격대출’이 좋다”고 조언했다. 은행이 대출한 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대출채권을 양도하는 상품으로, 최대 30년 동안 금리변동 없이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9억원 이하 주택이면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현재 최저 연 3.7%로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적격대출이 아닌 은행 자체상품을 이용하면 고정금리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에 비해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높아 변동금리 대출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배 대리는 “은행 고정금리 대출은 대출 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다”며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상환할 계획이 있다면 변동금리가 더 낫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에선 주거래 고객에게 신용등급 산정에서도 혜택을 준다. 배 대리는 “KEB하나은행에선 신용등급에 거래 실적을 포함시키기 때문에 거래가 많으면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며 “평소 급여이체나 예금을 많이 쌓아뒀다면 금리가 낮게 나올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리를 낮추는 또 다른 요령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을 선택하고, 상담은 영업점 창구에서 받더라도 대출 신청은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해서 우대금리를 받는 것이다.
주택대출, 우대 요건 모두 챙겨야
최정우 신한은행 서울 남대문본점 영업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어느 은행이냐보다 우대금리를 모두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차장은 ”2016년까진 은행들이 전략적으로 짧은 기간을 정해 대폭 낮은 금리로 대출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최근엔 규제 때문에 이런 대출은 거의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조건을 꼼꼼하게 챙기면 주거래 은행이 아니라도 거래 실적을 만들어 이자를 감면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에선 신한카드를 사용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주고 매매·전월세 계약을 할 때 국토교통부의 전자계약을 활용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최 차장은 “대출받는 소비자 대부분이 요건을 모두 충족시킨다”며 “최근 금리가 많이 올랐다는데도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평균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 3%대 초반으로 집계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대금리 요건 가운데 급여 이체의 경우 반드시 회사 정식 급여계좌로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입금하면서 메모에 ‘급여’ 또는 ‘월급’ 등으로 기재하면 된다. 3개월 이상 50만원 이상을 같은 날짜에 이체하면 급여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급여 이체를 하면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최 차장은 “매월 대출을 갚기 위한 돈을 신한은행 통장에 넣을 때 이런 방법으로 이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모기지신용보증으로 대출 한도↑
윤희상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본점 영업부 과장은 “서울 등 주요 지역 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30~50%로 축소돼 대출받기 어려워졌다”며 “모기지보험(MCI)또는 모기지신용보증(MCG)을 활용하면 주택우선변제보증금 공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방공제’라고 하는 주택우선변제보증금 공제는 채무자가 대출을 갚지 않아 은행이 집을 경매에 넘길 때를 대비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담보 주택에 소액임차인이 있으면 임대차보호법에 의해 1순위 담보권자(은행)에 앞서 일정 금액의 보증금(서울 지역 3400만원)을 받아가기 때문에 은행이 대출을 전액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사가 이 같은 손실을 보전해 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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