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고수 10인에게 물었다 "지금이라도 서울 아파트 사야 하나"

입력 2018-02-07 08:04   수정 2018-02-07 09:01


“지금이라도 서울에 집을 사야 할까요”

서울에 집을 장만할지 말지 물어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파트값이 상상 이상으로 오르고 있어서다. 이제라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서울에 집을 사지 못할 것 같아 조바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선뜻 사기도 쉽지 않다. 집값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 상투 잡는 게 아닌가 불안하다. 부동산 스타강사나 실전 투자고수, 애널리스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6일 ‘서울 아파트 매입 여부’를 주제로 전문가 10명을 긴급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답은 없지만, 이들의 다양한 의견은 참고할 만하다.

◆다꿈스쿨 대표 유대열(닉네임 청울림)

실수요자는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지역 선정을 잘 해야 한다. 올해는 ‘갭 메우기의 해’다. A급인 강남이 급등했다. 현재 B급지역의 갭 메우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안에 C급지의 갭 메우기도 나타날 것으로 본다. B급마저 반등하면서 B급과 C급의 가격 차가 너무 벌어져 있어서다. 서울 역세권 전용면적 59㎡ 중엔 4억 원이 안 되는 단지가 많다. 정말 싸 보이지 않는가.

물론 서울 부동산가격 상승세는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데 공감한다. 그러나 2007년 이후처럼 대세 상승이 끝난 뒤 폭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돌발악재가 없다. 입주물량도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투자자는 서울 매수를 그다지 권하지 않는다. 돈이 너무 많이 들고, 거래 비용을 빼면 남는 게 없다. 실제 전업투자자 대다수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져나갔다.

◆분양권 전문 강사 박지민(닉네임 월용이)

시세보다 싸게 사지 않으면 별 매력이 없다. 싸게 사기 위해선 분양권을 노려야 한다. 분양가는 작년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 기존 아파트 매수는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구축보다는 신축 아파트, 분양 아파트를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입주가 가까워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을 주목할 만하다. 입주가 가까운 분양권 사들여서 전세가를 최대한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재개발 전문가 김종성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집값과 관계없이 내 집을 가지는 데서 얻는 만족감과 편안함을 위해서 언제든 사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옛날처럼 60~70%의 대출이 나오는 상황은 아니고 하락 사이클로 진입할 수도 있으니 과하게 빚을 내 사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감당이 되는 수준이라면 고정금리로 길게 보고 사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이왕이면 역세권 등 입지경쟁력이 있는 아파트를 사들이는 것이 좋다. 설사 단기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상승해 자산 증식에 도움을 줄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환경이 안 좋다. 너무 올랐다. 여기에 양도세까지 물어야 한다. 일반 투자 목적으로는 크게 실익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서울 집값이 한 단계 더 오를 수도 있지만, 악재도 쌓이고 있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2012년에 비해 곱절이 오른 데가 많다. 고점에 대한 부담을 가져야 한다. 단기 거품 같다. 앞으로 횡보할 수도 있고 소폭 떨어질 수도 있다. 다만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사들인다면 올해는 분양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교체 수요라면 들어가도 된다. 투자 목적이라면 매입을 권하지 않는다. 비정상적 과열이라 조심하는 게 좋겠다.


◆하나금융투자 부동산·건설 애널리스트 채상욱

실수요자는 서울 아파트 사야 한다. 잠깐 쉬어갈 순 있지만 사야 한다. 단기적으론 상승을 많이 해서 부담인 건 사실인데, 지금이 제일 싸다고 생각한다. 재건축, 재개발로 인한 멸실가구가 많아 수요가 살아있다. 동네는 자금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자본력이 되는 범위 안에서 매입하면 된다.

◆분양대행사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대표

굳이 이렇게 오른 상황에서 살 필요가 있을까. 언제나 그랬듯 집값은 돌고 돈다. 상승장 뒤엔 조정장 하락장이 나타난다. 계속 오르는 시장은 없다. 꺾이게 돼 있다. 집은 쌀 때 사는 것이다. 문제는 싼 시점에서 공포를 이기고 매수할 수 있느냐다. 모두가 집값 상승에 도취해 있는 사이 악재가 쌓이고 있다. 정부 규제, 미국발 금리상승, 전세가격 하락, 거래량 감소 등이 언제든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상우

서울 아파트 사도 된다. 안 비싸다. 오를 거다. 지금 비싼 게 아니라 예전이 정말 쌌던 것이다. 올해는 조정 안 온다. 내년엔 가능할지 모르지만. 올해는 이슈 없이 잘 오를 것이다. 여력이 되는 범위에서 맞는 지역에 구매하면 된다. 안 비싸다는 근거는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다. 아직 8배 수준밖에 안 된다. 수요는 꾸준하고 공급은 부족하다.

투자자도 정부 규제 영향 크지 않다고 본다. 임대사업자 우대책 이용해서 사업자 등록하고 매수하면 된다. 다만 강남은 실거주자가 사는 게 더 좋다. 투자로 접근하면 투자금이 커져 별 재미 못 볼 것이다.


◆국토도시계획기술사사무소 구만수 대표

역사적으로 주택가격하락은 공급과잉이나 오일쇼크,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대내외적 경제충격이 있을 때 나타났다. 현재는 풍부한 유동성으로 갈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금이 부동산에 쏠리는 중이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규제로 오히려 서울 아파트는 안전자산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공급부족은 데이터로 입증됐고 돌발 위기가 나타날 조짐은 없다. 실수요자는 지금이라도 사는 게 맞다.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과 정부의 추가규제 등 리스크를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투자 마인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추격매수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투자 관심지역의 입주물량 체크는 기본 중의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터넷 카페 ‘붇옹산의 부동산 스터디’ 강영훈 대표

서울 내에서도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의 차별화가 심한 편이다. 아직 덜 오른 지역이라면 사도 되겠지만, 많이 오른 곳이라면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지켜볼 필요 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기존에 많이 올랐던 지역은 쉬어가고 덜 오른 지역은 갭을 메워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큰 흐름에서 부동산은 상승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투자는 신중해야 할 타이밍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분양물량은 적극 공략해야 한다. 가점 높은 청약통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중도금 대출에 어려움 없다면 부적격 또는 미분양 물량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분양권 전문 강사 해안선

여유 자금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당연히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게 좋다. 양극화는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재건축 연한 연장, 안전점검 강화 등의 이슈로 서울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규 분양 아파트에 청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서울 집값이 최근 워낙 많이 오른 상태고 신DTI 등 대출도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큰 빚을 지면서까지 서울 아파트를 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자금 사정에 맞춰 인근에 김포한강신도시, 다산신도시 등 신도시로 들어가는 것이 삶의 만족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투자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가 중과되고 집값이 과도하게 뛴 경향도 있는 만큼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실제 수강생 중에서도 서울 투자를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다.

이소은/전형진/설지연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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