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불사의 남자 주인공, 그리고 나이 들어 사망하는 여자 주인공. ‘흑기사’가 마치 '도깨비'를 떠올리게 하는 엔딩으로 종영됐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흑기사(BLACK KNIGHT)’(극본 김인영 연출 한상우 제작 n.CH 엔터테인먼트) 최종회가 13.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
수호(전생 이름 명소/김래원 분)가 불로불사의 삶을 살며 세상을 떠난 정해라(전생 이름 분이/신세경 분)를 홀로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결말을 맺었다.
베키(장백희/장미희 분)를 떠나 보낸 수호와 해라는 노파가 된 샤론(최서린/서지혜 분)의 악행에서 벗어나고 박철민(김병옥 분)을 단죄하는 데도 성공했지만, 분이의 은반지를 녹여 만든 샤론의 칼에 찔렸던 수호가 불로불사의 존재가 되며 또 다른 시련에 봉착했다.
베키는 반지에 명소가 죽지 않길 바라는 소원을 담았던 분이, 즉 해라와 헤어지면 정상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글을 남겼지만, 수호는 끝까지 해라의 곁에 있는 쪽을 택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젊은 모습 그대로인 수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백발의 노인이 된 해라와 함께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재회했던 슬로베니아로 향했고, 해라는 그 곳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수호의 어깨에 기대어 숨을 거두는 해라의 모습과 “해라야, 기억해줘.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나든, 다시 볼 수 없다고 해도, 널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던 흑기사가 있었다고. 그 사람 인생은 네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사랑해”라는 그리움 가득한 수호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에게 먹먹함을 안기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와 관련 ‘흑기사’ 배우들이 종영 소감과 함께 10주 간 함께 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극 중 문수호로 분해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던 김래원은 “‘흑기사’는 판타지 소재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사극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또한 신세경은 사극 연기부터 다른 인물에 빙의된 연기까지 소화해야 하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맞춤옷 입은 듯 정해라 캐릭터의 사랑스럽고 당찬 매력을 십분 살리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에 신세경은 “‘흑기사’와 해라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 드린다. 너무도 추운 날씨에 밤 잠 못 이루며 고생하신 스태프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이렇게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는 잠깐 휴식을 갖고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매력적인 악역 샤론 역을 맡아 ‘인생캐’를 만났다는 평을 받은 서지혜는 “샤론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배우로서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고, 많은 시청자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기에 뜻 깊은 시간들이었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흑기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운명을 받아들이는 순정파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8일 방송된 2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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