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해외 큰손, 서울 대형 부동산 '코어 펀드'에 편입 시작" 장재훈 JLL코리아 대표

입력 2018-02-09 09:31  

"오피스 빌딩 가격 오를 여지 더 있다"
수익률 홍콩 도쿄 이상.. 시장 자금 풍부한 것도 장점
외국계 관심은 여전...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맑음'
개인 은퇴자금 유입으로 간접투자 시장 더 커진다
상장 리츠, 공모부동산 펀드 활성화... 투명한 시장 구축이 선행돼야



≪이 기사는 02월09일(09: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을 아시아 시장 5대 코어(핵심) 부동산 시장으로 여기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늘었습니다. 당분간 투자 열기도 지속될 것입니다.”

26일 장재훈 JLL(존스랑라살르)코리아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상업용 부동산의 펀더멘털(기초)는 여전히 탄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한국 수도권 오피스 빌딩에 해외 투자자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 오피스 빌딩 시장은 글로벌 도시별 투자 규모 10위권”이라며 “주요 선진국 시장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면서도 유동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JLL이 집계한 2016년 서울 A급 오피스 빌딩(3만3000㎡ 이상) 평균 수익률은 연 4.45%으로 홍콩(3.21%), 도쿄 (2.95%)에 비해 높다. 그럼에도 임대료 수준은 절반 수준으로 낮아 가격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평가된다.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 기업 JLL은 1783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존스랑우튼’이 모태다. 1999년 라살르와 합병하며 세계 최대규모의 부동산 컨설팅 회사로 거듭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다.

JLL은 최근 한국법인을 이끌 인물로 장 대표를 낙점했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건축사로 일하다 2000년 JLL뉴욕 본사에서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뛰어들었다. 2004년부터 JLL계열 라살자산운용한국 지사에서 일하다 2013년 다시 JLL코리아에 합류했다. 부동산금융업계는 장 대표의 선임에 대해 최근 외국계 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활성화하는 가운데, 매각·매입 자문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한다.

장 대표는 지난해 한국 오피스 빌딩 시장을 ‘큰 성장을 이룬 한해’라고 평가했다. 운용사,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노하우를 쌓아오면서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선진국 못지않은 외형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시그니쳐타워, 더케이트윈타워 등 국내 오피스 빌딩 입찰이 크게 흥행한 이유에 대해 “시장에 유동 자금이 많았고, 해외 자금의 국내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여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큰손들이 투자 업무를 놓는 연말·연초임에도 해외 사모펀드, 연기금의 운용역들이 꾸준히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브리핑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 PB(프라이빗뱅킹) 창구, 증권사 지점을 통해 유입된 ‘개인자금’도 대형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이끌었다. 장 대표는 “국내 증권사의 자금 원천이 다양해지면서 좀 더 리스크가 큰 거래에도 과감하게 ’총액인수’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당분간 이같은 ‘활황세’가 지속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우량 건물(condition)인지 여부, 위치(location)에 대한 호불호로 자산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대표는 “마트 등 리테일(상업용) 부동산은 기관투자가의 꾸준한 수요가 있다”며 “우량 임차인과의 계약이 맺어져 있는지 여부에 따라 일정 수요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호텔 매매는 몇 년 간의 과잉공급이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수있다”고 전망했다.

JLL은 2년마다 ‘부동산시장 투명성 지수(JLL global real estate transparency index)’를 발표한다. 세계 각국의 법인에서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통계와 법률, 거래 사례 등을 분석해 국가별 순위를 매긴다. 한국은 2014년 조사에선 43위를, 2016년에는 3단계 오른 40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오는 7월 2018년 발표를 앞두고 준비를 시작했다. 장 대표는 “그동안 한국은 경제 순위와 시장 규모에 비해선 낮은 순위를 받아왔다”며 “부동산 거래 관련 법률과 제도를 더 정비하고 시장 투명성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민간 금융기업 중심의 퇴직연금제도가 마련된 가운데, 은퇴 후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개인이 점점 대형 부동산 간접 투자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의 상장 리츠인 사이먼 프라퍼티의 시가총액은 517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리츠 시장의 성장은 은퇴연금 제도인 401K가 마련된 1980년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는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라도 개인이 은퇴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 ‘공모형 부동산 펀드’가 활성화돼있지 않다 보니 대형 부동산 가치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을 소수 기관투자가와 외국계 자본이 대부분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대형 부동산은 실물이 담보된 안정성이 높은 자산이다. 경기 침체기에 일시적 가격 하락이 있더라도 ‘버티면 회복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장 대표는 “만약 개인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돼있었다면 최근 가상화폐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없었을지 모른다”며 “선진화한 해외 부동산 시장들과 비교할 때 대형 부동산 시장은 한국 경제규모 대비 아직 성장여지가 남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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