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미소' 김여정, 철벽경호 속 침묵…北 실세 면모

입력 2018-02-09 15:55   수정 2018-02-09 15:58


9일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 남한 땅을 밟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철벽같은 경호를 받으며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했다. 가끔 턱끝을 들어올려 도도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북한 대표단 '실세'의 면모를 보여줬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전용기를 타고 도착했다.

김 제1부부장은 모피가 달린 짙은색 롱코트와 검정 부츠를 착용해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했다. 머리는 단정하게 묶고, 어깨에는 체인백을 멨다. 그 외 특별한 액세서리는 하지 않았다. 이동 중간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뒤에 섰다.

인천공항 접견실에 도착한 후 김 상임위원장이 김 제1부부장에게 1인용 소파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했으나, 김 제1부부장은 웃으면서 먼저 앉을 것을 권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반대편에는 김 상임위원장이 앉았고, 김 제1부부장은 김 상임위원장의 오른편에 앉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웃으면서 "그림만 봐도 누가 남측 인사고 누가 북측에서 온 손님인가 하는 것을 잘 알겠구만"이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밖의 온도를 물어보며 조 장관과 날씨 얘기를 나눴다.

조 장관은 "며칠 전까지도 꽤 추웠는데 북측에서 귀한 손님이 오신다고 하니 날씨도 그에 맞춰 따뜻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예전에 우리가 동양예의지국으로 알려진 그런 나라였는데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라고 화답했다. 언론에 공개된 환담 시간에 김 제1부부장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북한 대표단의 주변으로는 경호인력들이 촘촘하게 늘어서서 삼엄한 경호태세를 유지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이 방남했을 때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저녁 8시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 개막식에는 김 상임위원장뿐 아니라 김 제1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 일원도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임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이날 저녁 6시 문재인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 참석할 예정이다. 리셉션은 정상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김 제1부부장은 참석 대상이 아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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