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본좌' 김명민과 '천만요정' 오달수, 이들과 함께 '조선명탐정' 세 번째 시리즈 여주인공으로 당당히 자리했다.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김지원의 이야기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를 통해 대세 여배우로 등극한 데 이어 설 연휴 극장가까지 접수할 수 있을까.
지난 8일 개봉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3')은 괴마의 출몰과 함께 연쇄 예고 살인이 시작돼 명탐정 김민(김명민 분)과 서필(오달수 분), 의문의 여인 월영(김지원 분)이 힘을 합쳐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수사극이다.
김지원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통해 "영화는 너무 오랜만이라 스크린으로 보는 내 모습이 낯설었다"며 "긴장되고 걱정도 많았는데 감독님, 선배님들께서 너무 잘 이끌어주셔서 부담감을 덜었다"고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극 중 김지원은 기억을 읽은 괴력의 여인 월영 역으로 열연했다. 코미디부터 멜로, 액션까지 훌륭히 소화해 대체불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조선명탐정3'의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드라마와 영화 두 가지 다 할 수 있게 돼서 좋아요. 항상 느끼지만 뭐 하나 쉬운 게 없더라고요. 드라마와 다르게 영화는 체력적으로 보완은 되는데 하루에 찍는 신이 적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선을 세 달 내내 끌고 가야 했어요. 그걸 유지하는 게 쉽지 않죠. 어떤 작품을 하든 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지난해 대중에 큰 사랑을 받은 전작 '쌈 마이웨이'에서는 또래 박서준과, '조선명탐정3'에서는 대선배 김명민, 오달수와 호흡을 맞췄다. 김지원은 확연히 다른 두 작품의 현장 및 배우들과의 호흡을 비교했다.
"두 현장 모두 너무 즐거웠어요. 또래들과 촬영할 때는 동네 친구들처럼 같이 모여서 재미있게 수다를 떨었죠. 이번 현장에서는 보고 배우는 즐거움이 컸어요. 저보다 훨씬 앞서서 연기를 하신 분들이고 계속해서 사랑을 받는 선배들은 이런 자세로 작품을 임하시는구나 하고 느꼈죠. 대본을 보고 제가 상상했던 것을 훨씬 더 재미있게 만들어오시더라고요."
대선배들과 함께 해서일까, 김지원의 연기 역시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었다. 이번 캐릭터는 감정의 폭이 매우 넓어 섬세한 감정 표현이 중요했다. 김지원은 풋풋한 로맨스, 아들을 향한 감동적인 모성애 등 흠잡을 데 없는 감정 연기를 펼치며 관객의 마음을 자극했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매 작품 부족함을 느끼거든요. 당시에는 최선이라 느끼고 연기했는데 다시 모니터를 해보면 저 때는 감정을 조금 더 쓸 걸 하고 후회해요. 그런 것들이 쌓여서 다음 작품을 할 때 많은 준비를 하게 되죠. 저에겐 필요한 고민 같아요."
김지원은 끊임없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상속자들'(2013), '갑동이'(2014) 등에 많은 작품에 출연했으며 2016년엔 '태양의 후예', 이후 첫 주연작 '쌈, 마이웨이'(2017)까지 히트시켰다.
"제가 선택을 하는 것도 있지만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니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대본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 작품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감사하게도 항상 새로운 작품들이 들어왔고 제 마음에 든 작품을 하게 됐죠."
특히 최근 작품들에선 줄이어 성공을 거뒀기에 그가 어떤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을 만날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중의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 김지원은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긴장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가 많이 돼요. 기회가 된다면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개성이 강한 캐릭터를 보여줬는데 작품을 계속 해나가면서 또 다른 모습도 천천히 보여드릴게요."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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