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애플이 미국 세제개편에 힘입어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1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 애플이 2000억달러(약 217조원)가 넘는 자금력을 무기로 전례 없는 규모의 M&A를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드 홀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그동안 이름이 알려진 회사보다 소규모 기업, 초기 기술·앱(응용프로그램) 인수를 선호했다. 지난 20년 동안 애플의 최대 규모 M&A는 음향기기·음악 콘텐츠기업 비츠일렉트로닉스로 거래 규모는 30억달러(약 3조2500억원)였다. 지난해 12월 음악검색 앱 샤잠을 인수할 때는 4억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샤잠을 비롯해 가상현실, 시선추적, 업무자동화, 인공지능(AI) 분야 정보기술(IT) 기업 19개사를 인수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2500억달러 이상의 해외유보금을 미국으로 들여오면 이를 적극적인 M&A에 활용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송금세, 새 일자리 창출 및 제2사옥 건설에 들어가는 돈을 빼고도 적지 않은 돈이 남아서다.
애플은 지난달 17일 “앞으로 5년간 미국 경제를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3500억달러를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유보금을 미국으로 가져오면서 낼 세금은 380억달러로 추정된다. 미국은 지난달부터 한시적으로 기업이 해외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15.5%(비유동자산은 8%)의 세금을 매긴다.
홀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현금 사용 시나리오에는 의미 있는 수준의 M&A, 자사주 매입, 현금 배당 등이 포함돼 있다”며 “모두 애플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형은행 씨티그룹은 지난달 애플이 넷플릭스를 인수할 확률이 40%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의 시장가치는 1000억달러가 넘지만 애플이 인수 의지만 있다면 금액은 장애물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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