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논평' 정태옥, 초한전쟁 인용해 남북정상회담 불가론

입력 2018-02-13 10:12   수정 2018-02-13 10:15


“문재인 대통령은 항우와 유방의 홍문연(鴻門宴)을 아는가.”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고대 중국 초한(楚漢) 전쟁 때의 고사를 인용했다. 정 대변인이 언급한 홍문연은 중국 진나라 말기 패권을 다투던 초패왕 항우와 한나라 고조 유방이 홍문에서 만난 일을 말한다.

유방이 진의 수도 셴양을 점령하자 항우는 군사를 모아 홍문에 진을 치고 반격을 준비하는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항우가 유방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열린 연회가 홍문연이었다. 항우는 이 연회에서 유방을 죽이려 했지만, 계략을 눈치챈 유방은 몸을 피해 달아났다. 목숨을 건진 유방은 훗날 항우를 누르고 패권을 차지했다.

정 대변인이 홍문연 고사를 인용한 것은 남북 정상회담 불가론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정 대변인은 “힘이 있을 때 적을 제압하지 않으면 훗날 자신이 당한다는 것이 홍문연 고사의 교훈”이라며 “국제 공조와 전략자산 전개로 코너에 몰린 김정은을 (남북 정상회담으로) 구해 주면 우리가 당한다”고 우려했다.

정 대변인은 전날에도 일본 전국시대 역사를 거론하며 남북 정상회담 불가론을 펼쳤다. 정 대변인이 인용한 일본 역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간에 벌어진 오사카성 전투였다.

도요토미의 오사카성을 공격하던 도쿠가와는 뜻대로 되지 않자 도요토미 측에 강화를 제안했다. 도쿠가와 측이 철군하되 오사카성을 둘러싼 해자를 메운다는 것이었다. 해자가 없어진 오사카성은 방어력이 한층 약해졌고 결국 도쿠가와의 공격에 함락됐다.

정 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방어 수단을 내주는 협상의 결과는 평화가 아니라 몰락”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국제공조가 허물어지면 핵을 가진 북한의 공갈을 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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