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광역 9석+ α목표"
지도부 '샴페인 경계령' 속
서울·호남 등 본선같은 경선 예고
한국당 "6곳은 반드시 수성"
확실한 우세지역은 대구·경북
PK서 민주와 사활 건 승부
첫날 시·도지사 후보 34명 등록
[ 서정환/유승호 기자 ]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13일 시작되면서 지방 권력을 둘러싼 120일간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34명의 시·도지사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교육감 선거엔 40명이 등록을 마쳤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데다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좌우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야당의 아성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연고지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가 전체 선거 판세를 가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민주, ‘샴페인 경계령’ 내리고 내부단속
더불어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9석+α’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강원, 충남·북, 전북 등 2014년 선거에서 확보한 9석을 수성하고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추가 승리를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60% 안팎의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당 지지율을 감안할 때 내부 목표는 이보다 높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 내부에서는 경선만 통과하면 승산이 높다는 이유에서 ‘본선 같은 경선’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인천, 경기를 포함해 자유한국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부·울·경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정했다. 이들 지역은 한국당이 현역 단체장이거나 원래 한국당 소속이었지만 대행체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20대 총선에서 8명의 당선자를 낸 부·울·경 지역에서 내친김에 광역단체장까지 노리고 있다.
다만 지도부는 여야 간 1 대 1 구도를 의식하면서 ‘샴페인 경계령’을 내리며 신중한 모습이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야권은 남북 관계를 포함해 각종 정책 이슈를 정쟁 구도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며 “절박함과 치밀함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결코 낙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호남에선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광주·전남·전북 3곳 석권을 노리고 있고 민평당은 1곳이 목표다.
◆한국당, 1차 목표는 6곳 수성
한국당은 현재 차지하고 있는 6개 지역을 지키기만 해도 ‘선방’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있는 곳은 부산 대구 인천 울산 경기 경북이다. 그러나 최근 부산·경남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부산·경남은 더 이상 보수 텃밭으로 볼 수 없는 지역”이라며 “대구·경북을 제외하곤 자신 있게 우세를 점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논란, 가상화폐 대책 혼선 등으로 젊은 층에서 문 대통령 지지가 다소 약해진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30대 일부가 한국당 지지로 돌아서거나 이 연령층의 투표율이 낮아진다면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부산·경남에서 승부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4개월이 남은 만큼 ‘6곳+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파급 효과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이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을 흡수해 제3 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지역 기반이 약해 선거 판도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갈린다. 당의 간판격인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등에 출마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바른미래당이 민주당과 한국당 중 어느 쪽 지지층을 잠식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미니 총선’으로 주목을 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박찬우 전 한국당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서울 노원구병과 송파구을, 부산 해운대구을, 울산 북구, 전남 영암·무안·신안군, 광주 서구갑, 충남 천안갑 등 7곳으로 늘었다. 여기에 일부 국회의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광역단체장에 출마하기 위해 현역 국회의원들의 사퇴도 이어질 예정이어서 재·보선 지역은 10곳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정환/유승호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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