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설의 뉴스 브리핑]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재미는 미국이 본다'…한국GM 군산공장 폐쇄의 내막

입력 2018-02-14 09:44   수정 2018-02-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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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먹튀전략…군산공장 직원 2100여명 실직 위기
트럼프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내 업적" 자랑도



Q.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하나요.

A. 잘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죠. 공장을 폐쇄하면 군산공장 직원 2100여명이 일자리를 잃고요. 협력업체 수만명이 실업자가 될 수도 있죠. 그걸 극대화하라 수 있는 시기가 설 연휴 직전이죠. 그래서 설연휴 전에 기습적으로 발표했습니다. 5월말에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했는데요. 6월 지방선거 직전입니다. 군산시장과 전북도지사 선거에 영향을 주고 큰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Q. 한국에서 아예 철수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A. 한국GM은 경기도 부평에 가장 큰 1공장 2공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창원에 공장이 있죠.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창원시장, 경남도지사 나아가 선거 자체. 현재 우리 정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지 않으면 철수할 수 있다고 압박을 하는 거죠.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압박과 같은 전술입니다. 철수는 안하더라도 구조조정할 수 있는 명분은 되는 거죠. GM 입장에선 꽃놀이패나 마찬가지입니다.

Q.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다렸다는 듯 본인의 치적이라고 했네요.

A. 트럼프 대통령이 제너럴모터스(GM)의 군산 공장 폐쇄와 관련해 자신의 업적이라고 했습니다. 군산 공장이 없어지면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란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입니다. GM과 미국 정부가 어느 정도 교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죠. 그러나 외신들은 “GM이 공장을 디트로이트로 옮긴다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Q. 그런데 GM이 한국에서 바로 철수할 수 있나요.

A. 2002년에 옛 대우자동차를 4억달러 주고 인수했는데요. 그리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4912억원 유상증자를 한 게 사실상 전부입니다. 1조원도 안되는 돈 투자해서 그동안 이런 저런 이익과 배당금으로 3조원 정도 가져갔습니다. 지금 나가도 별로 손해볼 게 없죠. 그래서 저렇게 ‘배짱 철수’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 내 인건비가 계속 올라가고 중국과 동남아라는 좋은 대체재가 필요하니 한국GM의 장점이 사라진 겁니다.

Q. 한국GM은 그동안 한국에서 손실을 많이 봤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A. 그건 이중적인 회계 처리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 마디로 하면 재주는 한국GM이 부리고 재미는 GM이 보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각종 주요 부품은 미국 본사에서 비싸게 사서 자동차는 싸게 파는 구조죠. 그래서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원가율이 93%가 넘습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80%입니다. 게다가 각종 연구개발비로 한국GM에선 미국 본사로 매년 수천억원씩 주고 있습니다. 결국 비용은 한국GM 회계장부에 기입하고 이익은 GM 본사 장부에 기입하는 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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