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월 고용동향
숙박·음식 3만명 감소 등 1월 실업 100만명 넘어서
청년층이 최대 피해자
'한국GM' 등 악재 쌓여 고용시장 한파 지속될 듯
[ 임도원/오형주 기자 ] 수출 호조와 건설경기 선방도 고용시장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16.4%) 여파로 아파트 경비원, 음식점 종업원, 편의점 직원 등 취약계층에서만 지난달 7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 결과 실업자가 7개월 만에 다시 100만 명대로 진입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직자들의 고통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는 등 악재도 도사리고 있어 ‘고용 한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취약계층, 7만5000개 일자리 잃어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8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자는 10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2000명 늘었다. 1월 기준으로 2010년(121만8000명)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부가 일자리 정책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청년층(15~29세)이 최대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전체 실업률은 3.7%로 전년 동월 대비 변화가 없었지만 청년 실업률은 8.6%에서 8.7%로 높아졌다. 아르바이트생이 몰려 있는 15~19세는 9.9%에서 11.1%, 20~24세는 8.8%에서 9.4%로 비교적 큰 폭으로 실업률이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에서만 취업자 3만1000명이 줄었다. 숙박·음식점 취업자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지난해 7월 이후 줄곧 감소세다. 아파트 경비와 청소업, 콜센터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에서는 취업자가 1만2000명 줄었다.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 취업자는 지난해 9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하다 10월부터 감소로 돌아섰다.
편의점이 포함된 도·소매업에서도 3만2000명이 줄었다. 2016년 7월(4만6000명 감소)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도·소매업 고용은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12월에도 이들 직군에서 8만4000명의 취업자가 줄었다.
기저효과 덕 본 1월 취업자 수
지난달 취업자 수는 33만4000명 늘어 4개월 만에 30만 명대로 복귀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자영업을 중심으로 줄어든 일자리를 기업들이 채운 결과다. 이마저도 지난해 1월 취업자 수 증가(23만2000명)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한몫했다.
제조업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지난달 취업자가 10만6000명(2.4%) 증가했다. 반도체 업종 호황 등에 힘입어 지난달 수출액은 492억1000만달러로 역대 1월 수출액 중 최고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7년 1월 조선업 불황으로 제조업에서 취업난이 심해져 올해 상대적으로 개선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도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마무리 공사 일감이 늘면서 취업자가 9만9000명(5.2%) 늘었다. 1분기 입주 물량은 지난해 7만4000가구에서 올해 11만7000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농림·어업에서도 9만4000명(10.5%)이 증가하는 ‘깜짝 고용’이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한파가 불어닥쳤지만 눈비에 따른 농업 피해는 오히려 작년보다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어두운 고용전망
고용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당장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면 협력업체를 비롯해 1만 개 넘는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도 계속되고 있다. 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우려된다. 건설업에서도 연초에 몰린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 일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일자리 측면에서 호재를 찾기가 어렵다”며 “1월 고용동향은 그나마 예상을 넘어선 선방”이라고 말했다.
임도원/오형주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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