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바퀴 공중 회전 앞세운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
올림픽 세 번째 금메달 수확
2연속 세 바퀴 회전 기술은 여자부에선 클로이 김만 가능
'호리병주법' 선보인 김기훈
한국 쇼트트랙 첫 금메달 안겨
[ 박진우 기자 ]
올림픽 역사에 획을 그은 선수들은 저마다 숨겨진 ‘필살기’로 우승을 일궈냈다. 금메달을 따는 데 필요한 ‘알파’인 필살기는 후배 선수들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기록 경신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필살기는 비밀병기이기 때문에 훈련이 공개되지 않는다.
미국의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2)는 14일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비장의 무기인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440’과 ‘더블 맥트위스트 1260’을 앞세워 통산 올림픽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440은 정면을 주시한 채 공중에서 네 바퀴를 도는 기술이고 더블 맥트위스트 1260은 몸을 뒤틀어 세 바퀴 반을 도는 기술이다.
같은 종목 여자부에서 98.75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금메달을 따낸 클로이 김(18)의 ‘2연속 1080도 회전’도 대표적인 필살기다. 두 번 연속으로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도는 이 기술은 여자부에서 클로이 김만 가능하다.
스키 모굴 종목에서는 한국 대표선수인 최재우의 ‘재우그랩’이 있다. 재우그랩(7oGA, off Grab Axis)은 두 번째 점프대 공중에서 두 바퀴 돌고 손으로 스키 앞부분을 잡는 기술이다. 원래 가점은 없었지만 최재우의 기술이 깔끔하다보니 가점이 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도가 높아 이번 대회에서도 최재우가 재우그랩을 하다 넘어지면서 3차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재우뿐 아니라 호주, 카자흐스탄 등 다른 나라 선수들이 응용했다. 캐나다의 미카엘 킹스버리는 옆으로 두 바퀴 회전하는 ‘bdF(더블 풀 트위스트)’를 앞세워 같은 종목에서 우승했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전설 김연아에게도 필살기가 있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 선보인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룹’ 콤비다. 토룹은 오른쪽 바깥날로 빙판을 지치고 왼발 톱니를 내리치며 뛰는 동작이다. ‘트리플토룹’은 세 바퀴를 회전한다. 트리플러츠는 바깥발 뒷날을 빙판에 긁어 도약한 뒤 세 바퀴 회전하고 다른 발로 착지하는 것이다. 김연아는 이 콤비를 성공시키며 200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최초로 돌파하고 세계 신기록을 11회 경신했다. 피겨 여자부에선 ‘트리플 악셀’이 점프의 최종 정착지로 불린다. 오른발을 빙판에 찍고 점프할 수 없는 데다 보통의 3회전 점프보다 반 바퀴를 더 돌아야 해 남자 선수에게 필적한 근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낮다. 역대 공식 국제대회와 올림픽에서 이 기술에 성공한 선수는 각각 7명과 3명에 불과하다.
남자부 정상급 선수들은 4연속 회전, 즉 ‘쿼드러플’ 점프가 최정상급 선수와 상위 선수를 가르는 기술이다. 한국의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를, 일본의 하뉴 유즈루는 쿼드러플 러츠를 필살기로 내걸고 있다. 살코는 빙판 위를 돌 때 안쪽 뒷날에 힘을 주면서 도약하는 기술이다. 하뉴는 이 기술을 내세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쇼트트랙에서 유명한 필살기로 한국 대표팀의 ‘날 들이밀기’를 빼놓을 수 없다. 김동성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이 기술 덕에 0.053초 간발의 차로 중국 리자준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대회에서 전이경도 마찬가지로 중국 선수인 양양A와의 접전 끝에 날을 들이밀어 금메달을 따냈다. 1998년 이후로 쇼트트랙 선수들이 결승선 직전에 날을 들이미는 전통이 생겼다. 더 이전으로 올라가면 김기훈은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자신이 개발한 ‘호리병 주법’과 ‘외다리 주법’으로 한국 쇼트트랙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땄다. 호리병 주법은 직선 구간엔 인코스, 회전 구간에선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앞질러나가는 방식이고, 외다리 주법은 회전 구간에서 원심력을 이겨내기 위해 한 발로 스케이트를 타는 것을 뜻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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