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비밀] 수호랑·반다비 아빠가 호돌이?

입력 2018-02-16 07:00  


"임효준 선수,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지난 10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첫 메달 획득의 감격적인 순간. 가쁜 숨을 내쉬는 임 선수 손에 하얀 호랑이 인형이 쥐어집니다. 바로 어사화(임금이 축하의 의미로 하사한 종이꽃)를 머리에 꽂은 '수호랑'입니다.

조선시대에 과거시험에 급제한 사람은 어사화를 머리에 꽂고 시가 행진을 합니다. 장원 급제와 같은 영광을 차지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이 모양의 수호랑을 약식 시상식에서 선물로 받습니다. 어사화를 쓴 반다비는 패럴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수여된다고 하네요.

수호랑은 반달곰 반다비와 함께 모두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입니다. 자세히 보면 꽤 귀엽습니다.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은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시작으로 현재 롯데백화점, 면세점, 아울렛 등 여러 공식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서울역, 인천·김포·제주공항 등에서도 팝업스토어를 통해 구매 할 수 있죠.

안타깝게도 인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재고부족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1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평창 기념품 공식스토어 운영 후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은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으로 약 24만개 이상이 팔렸다고 합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한복을 입은 인형의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수호랑과 반다비. 이름만 들어보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전혀 예상되지 않습니다.

평창조직위에 따르면 수호랑 (Soohorang)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백호를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수호+랑'으로 이뤄진 합성어로, '수호'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참가자, 관중들을 보호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랑'은 '호랑이'와 강원도를 대표하는 '정선아리랑'의 '랑'에서 따왔습니다.

반다비 (Bandabi)는 대한민국과 강원도를 대표하는 반달가슴곰을 모티브로 삼았으며, 의지와 용기를 상징합니다. ‘반다비’의 ‘반다’는 반달가슴곰의 반달을 의미하고, ‘비’는 대회를 기념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많은 동물 중에 왜 하필 호랑이와 곰을 선정했을까요?

백호의 선정 배경은 1988년 하계 올림픽 당시 마스코트였던 '호돌이'의 연속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합니다. 앞서 조직위는 이번 마스코드에서 호랑이와 곰이 모티브가 된 것에 대해 "서울 올림픽과 연계한 디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호돌이'를 디자인한 김현 작가 역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돌이의 아들 손자격인 수호랑 반다비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마스코트였던 호돌이와 곰두리, 현재의 수호랑과 반다비, 비교해 놓고 보면 혈연 관계라고 봐도 무방한 셈입니다.

수호랑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아빠인 호돌이와 함께 성화 봉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송봉 행사 함께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루하루 높아지는 수호랑 인기에 호돌이도 덩달아 신났다고 합니다. 10대 어린 학생들도 호돌이를 알아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호돌이와 수호랑, 그 다음엔 누가 태어날까요?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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