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위스 '스피드'에 밀린 백지선호… 8골 내주고 패배

입력 2018-02-17 19:28   수정 2018-02-17 19:30


스위스의 스피드에 밀렸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 7위 스위스에 소나기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21위)은 1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위스에 0-8(0-1 0-2 0-5)로 패했다. 1차전에서 체코(6위)에 1-2로 역전패한 한국은 조별리그 첫 두 경기를 모두 내줘 오는 18일 캐나다(1위)와 3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8강 직행에 실패했다.

이날 스위스의 전력은 1차전에서 캐나다에 1-5로 패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강력했다. 스위스는 매끄러운 패스 전개와 빠른 공수전환으로 우리 수비지역을 안방처럼 넘나들며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 선수들은 스위스의 빠른 템포를 쫓아가지 못했다. 스위스에 계속해서 쉽게 슈팅 공간을 열어준 한국은 8골을 내주고 말았다.

엔트리 25명 전원을 자국 리그 선수들로 채운 스위스는 1피리어드부터 짜임새 있는 공격 전개로 우리 진영을 들쑤셨다. 스위스는 1피리어드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유효 슈팅 9개를 퍼부었다. 결국 스위스의 첫 골은 10분 23초에 터졌다. 가에탄 하스의 랩어라운드에 이어 데니스 할렌스테인이 스틱으로 퍽을 골문 안으로 우겨넣어 첫 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1피리어드 막판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에서 서영준의 중거리 슈팅을 문전 앞에 있던 마이클 스위프트가 살짝 방향을 틀었으나 아쉽게 퍽은 옆 그물을 때렸다.

두 번째 실점도 아쉬웠다. 한국은 2피리어드 7분 36초에 펠리시앙 두 보아의 슈팅을 골리 맷 달튼이 한번 잡았다가 뒤로 빠뜨리면서 또 한 골을 내줬다. 스위스는 2피리어드 15분 55초에 피우스 주터가 골문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척하다가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어서 팀의 3번째 골을 넣었다.

2피리어드에서 활동량이 좋은 3∼4라인을 집중적으로 가동해 스위스의 스피드에 대처한 한국은 3피리어드 들어 급격한 집중력 저하로 무너졌다. 3피리어드 초반 잇따라 2실점 하자 백 감독은 5분 17초에 주전 골리 달튼을 불러들이고 박성제를 교체 투입했다. 스위스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3골을 더 넣었다. 한 골에 목마른 한국은 종료 1분을 남기고 스위프트가 골리와 1대 1로 맞섰으나 회심의 샷이 골리 요나스 힐러에게 가로막혔다.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에선 각 조 1위를 차지한 3개 팀이 8강에 오른다. 각 조 2위 팀 중에 가장 승점이 많은 1개 팀도 8강에 합류한다.

아직 승점을 기록하지 못한 한국(2패)은 A조에서 체코(승점 5·1승 1연장승), 캐나다(승점 4·1승 1연장패), 스위스(승점 3·1승 1패)에 이어 최하위다. 한국은 캐나다전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승점은 3으로 체코와 캐나다를 넘어설 수 없어 8강 직행 가능성이 사라졌다. 8강의 나머지 절반은 단판 플레이오프를 통해 결정된다.

8강 직행에 실패한 나머지 8개 팀은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시드를 매겨, 5번-12번, 6번-11번, 7번-10번, 8번-9번이 맞붙는 단판 승부를 치러 8강 진출자를 가린다. 아직 한국 대표팀에게 기회는 남아있는 것이다.

강릉=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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