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19일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신약 후보물질 'HM71224'의 임상 시험 중단을 반영한 조치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단기적으로 한미약품 주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14일 장 마감 후 파트너사인 일라이릴리(릴리)에 기술수출한 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HM71224의 임상2상 시험이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릴리가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에 대해 중간 분석한 결과,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임상 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HM71224는 한미약품이 2015년 3월 릴리에 총 7억달러(약 7500억원)를 받기로 하고 기술수출한 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 측은 "이로 인한 계약서상 변경이나 한미약품의 계약금 반환 등 비용상 의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주요 증권사들은 HM71224의 가치 평가 축소분을 반영해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춰잡았다.
미래에셋대우가 목표주가를 기존 71만원에서 6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KTB투자증권(68만원→61만원), 하나금융투자(77만원→71만원), 삼성증권(70만원→66만원), 대신증권(72만원→68만원), NH투자증권(66만원→62만원) 등도 목표가를 깎았다.
2016년 기술수출 계약 취소로 주가가 부침을 거쳤다는 점 등에 비춰 당분간 한미약품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과거 대비 여파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HM71224에 대해 릴리와 한미약품이 류머티즘이 아닌 다른 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란 점에서 개발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기 때문이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대했던 후보물질의 실패란 점에서 주가 하락과 일부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예전 사례 대비 주가 충격은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약품 주가는 베링거 인겔하임의 폐암치료제 판권 반환 시 주가가 당일 18.1%(5거래일간 31.8%), 사노피와의 계약 축소 당시 당일 10.4%(2거래일 동안 16.6%) 밀린 바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했던 임상 중단 이슈로 단기 주가는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면서도 "HM71224이 류머티즘이 아닌 다른 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적응증 변경을 통해 기술수출 계약이 유효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자용 DB투자증권 연구원도 "증권사별 HM71224 신약가치는 평균적으로 기업가치의 10% 수준을 차지하는데 현재 릴리와의 계약 변경 사항이 없기 때문에 기업가치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이는 신약 개발의 흔한 사례이고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가치를 크게 변경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한미약품이 보유한 다른 신약후보물질의 경우 임상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주가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M71224의 경우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된 만큼 항암제로 개발된다면 임상 1b상부터 시작 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약품은 여전히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의 임상진행에 따라 연구·개발(R&D) 모멘텀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태희 연구원도 "한미약품 신약 가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보물질은 당뇨가 타깃 시장이고 임상 3상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라며 "파트너사인 사노피는 최근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혁신적인 파이프라인'과 '향후 12개월 동안 가장 중요한 임상시험'으로 언급하며 높은 개발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투자매력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미약품 주가는 장 초반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32분 현재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보다 6만500원(11.18%) 떨어진 48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도 10% 가량 동반 급락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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