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청회서 의견수렴
[ 구은서 기자 ] 올해 고교 1학년 학생들이 응시할 2021학년도 수능에서 문과는 수학영역 출제범위가 늘어나고 이과는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에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교육계 의견 수렴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부터 13일간 학부모, 교사, 장학사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뒤 응답 9293건을 분석했다. 17개 시·도교육청의 의견 수렴 결과도 포함됐다.
이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에서는 ‘기하’ 과목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학부모 89%는 물론 서울교육청 등 8개 시·도교육청이 이를 택했다. 2015 교육과정에서 기하가 선택과목으로 분류된 만큼 기하까지 포함하면 학습 부담이 지나치게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공청회에 참석한 최임정 과학창의재단 과학교육개발실장은 “기하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 등을 학습하는 기초”라며 “출제범위에서 제외하면 이공계 대학생의 수학 기초소양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문과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 ‘나형’은 ‘(공통)수학’ 대신 ‘수학Ⅰ’이 포함돼 출제범위가 늘어날 전망이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48%)가, 가장 많은 교육청(8개)이 이 같은 방안을 1순위로 꼽았다. 공통수학을 채택하면 학습 부담은 줄어들지만 ‘공통과목은 수능 출제 과목에서 제외한다’는 기본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반면 학습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욱동 대구 달성고 교사는 “수학Ⅰ은 기존 수능 범위인 지수, 로그의 정의 부분을 넘어서 함수까지 다룬다”며 “문과 학생들이 수업에서 매우 어려워하는 부분이라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 영역도 쟁점이다. 새 교육과정에서 ‘과학Ⅱ(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Ⅱ)’가 일반선택과목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바뀌어서다. 기존대로 ‘과학Ⅰ·Ⅱ’를 모두 시험 범위에 넣는 방안이 가장 많은 동의를 얻었지만, 진로선택과목을 시험 범위로 제외하기로 한 기존 원칙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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