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한 곳이라도 신용등급 'A+'로 내리면 조기상환
≪이 기사는 02월14일(15: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가 조기상환 조건을 달린 회사채를 사모로 발행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은 데 따른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조달방식에 변화를 줬다는 분석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15년 만기 회사채 400억원어치를 사모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4.23%로 결정됐다. NH투자증권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에는 국내 3개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로 떨어뜨리면 이 회사가 채권을 곧바로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다. 현재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다. 호텔롯데가 신용등급 변동과 관련해 조기상환 조건을 걸어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회장의 구속수감이 결정되면서 회사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3일 뇌물공여죄로 신 회장에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시장에선 신 회장의 공백으로 호텔롯데를 상장해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하겠다는 롯데그룹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불안감이 조성됐다.
주력인 면세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세청이 신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롯데면세점의 잠실점 특허를 박탈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어서다. 호텔롯데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역풍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호텔사업 실적이 대거 악화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1~3분기 6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급격히 떨어진 수익성에 재무구조도 악화하면서 ‘AA+’였던 신용등급도 지난해 말 ‘AA’로 떨어졌다.
호텔롯데는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효과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8일 공모 회사채 2500억원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오너 리스크’가 급부상하면서 당분간 공모 채권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7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