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섭 메디프레소 대표
한방재 혼합한 캡슐 12종 개발
커피처럼 머신으로 손쉽게 추출
차종 따라 온도조절 기능 갖춰
[ 임유 기자 ] “바빠서 못 챙긴 건강, 간편한 한방차 한 잔으로 챙기세요.”
메디프레소는 한방차캡슐과 한방 에스프레소 머신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메디프레소는 건강을 뜻하는 메디(medi)와 간편함을 뜻하는 프레소(presso)를 합친 말이다. 김하섭 메디프레소 대표(34·사진)는 3년 전 마트에서 손쉽게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네스프레소나 돌체 구스토 같은 커피캡슐을 보고 문득 궁금증이 들었다. 김 대표는 “커피캡슐은 되는데 한방차캡슐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한방차는 티백으로 우리면 맛이 심심하다. 약탕기로 달이면 한두 시간이 걸린다. 김 대표는 “맛과 향이 뛰어나면서도 빨리 마실 수 있는 한방차를 개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방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12종의 한방차캡슐을 개발했다. 한방차 특유의 쓴 맛과 강한 향을 최대한 완화하면서 피로 해소, 피부 미용, 기분 전환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한방재를 혼합했다. 그는 “앞으로 새로운 한방차 12종을 더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에 한방차캡슐을 넣고 작동시키면 차가 나온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볶은 커피 원두를 분쇄한 가루에 뜨거운 물을 강한 압력으로 통과시켜 짧은 시간에 커피를 추출한다. 이른바 순간 고압 추출이다. 그는 이 방식으로 한방차도 추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일본은 차를 캡슐에 담아 순간 고압 추출해 마시는 문화가 대중적인데 한국은 아직 생소하다”고 설명했다.
한방차캡슐은 네스프레소 머신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네스프레소 머신이 커피에 최적화한 온도, 압력, 추출시간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한방재 특유의 풍미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김 대표가 한방차 전용 추출 기기인 메디프레소 머신 개발에 들어간 이유다. 그는 “네스프레소 머신의 추출시간은 25초인데 한방차는 종류에 따라 추출시간을 달리 해야 맛이 좋아진다”고 했다.
메디프레소 머신은 차종에 맞게 온도와 추출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일일이 온도와 추출량을 입력해야 하지만 향후 머신이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한방차캡슐의 시장성을 검증하는 데 집중했다. 곳곳에서 시음회를 하며 500여 명의 반응을 살폈다. 그가 제품에 대한 확신을 얻은 계기는 ‘2017 서울 카페쇼’였다. 이틀 동안 매출 200만원을 달성했다. 손님의 맛 평가도 100점 만점에 89점을 받았다. 김 대표는 “요즘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지만 카페인을 거부하는 분위기도 있다”며 “한방차지만 한방차처럼 느껴지지 않으면 젊은 층이 좋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소비재 박람회 암비엔테에 참석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의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했다”며 “커피나 차를 유통하는 유럽 15개국 40명 이상 바이어에게 견적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상반기까지 제품 검증을 완료한 뒤 5억~10억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해 사업 규모를 키울 생각”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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