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큰손' 강남 30대 여성… '입주 붐' 서초·송파선 TV 구입

입력 2018-02-20 18:03   수정 2018-02-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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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배송 빅데이터… 11번가, 지역·상품별 분석

강남 배송품목 1위 쌀·생수
장보기 어려운 여성들 주문

남성 1인 가구 많은 관악구
편의점 상품권·생수 많이 사

출산율 높은 구로·노원·강서
육아용 물티슈 구매자 많아

10년 전엔 저가 의류 인기
최근엔 생필품·e쿠폰 잘 팔려



[ 이수빈 기자 ] 온라인몰의 ‘큰손’은 30대 소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플래닛 11번가가 2008~2017년 10년간 판매·배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11번가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서울경기권으로 전체 배송의 절반이 몰렸다고 20일 발표했다. 이 중 서울 노원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 30대 소비자 비중이 가장 컸다.


◆자취생은 상품권, 신혼부부는 TV

가장 많은 배송 건수를 기록한 지역은 서울 강남구였다. 10년간 1476만 건이 배송된 강남에서는 30대 여성이 회원 중 16.8%를 차지했다. 강남에서 주문한 품목 중 거래액이 가장 많은 품목은 쌀이었다. 결제 건수 기준으로 하면 생수가 1위였다. 11번가 관계자는 “여성 1인가구 소비자들이 무거워서 혼자 장보기 어려운 쌀, 생수 등 품목을 주로 온라인에서 구매한다”고 분석했다.

남성 1인가구가 많은 지역은 관악이었다. 이 지역 구매자 중 19.4%가 30대 남성이었다. 고시촌이 많은 지역 특성 때문이라고 11번가는 밝혔다. 이 지역 소비자들은 상품권과 생수를 많이 구매했다. 배달음식점과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주로 구매했다는 설명이다.

송파와 서초에는 신혼부부 소비자가 많았다. 신규 입주와 이사가 많은 이 지역에서 거래액이 가장 많은 품목은 TV였다. 구로와 노원, 강서에서는 물티슈를 구매한 소비자가 많았다. 11번가는 이 지역에 아기가 있는 가정이 많아 육아를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구는 구로였고 노원과 강서가 그 뒤를 이었다. 비수도권에서는 대구 달서, 인천 남동·부평 등 지역에서 주문 건수가 많았다.


◆3900원 티셔츠에서 기저귀로

10년간 인기상품도 변했다. 소비자들이 주로 PC를 통해 쇼핑하던 2008~2009년에는 많은 품목을 비교해가며 구입하는 ‘티셔츠 모음’ 등 상품이 인기였다. 주로 패션의류 상품이 많이 판매됐다. 의류 중에도 저가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온라인으로 장을 보기 시작한 2010년께부터는 대형마트에서 주로 구입하던 물티슈, 세제, 기저귀 등의 품목이 인기 순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모바일 쇼핑이 급증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기 편한 e쿠폰 판매가 늘어났다. 외식상품권, 편의점이용권, 모바일상품권 등의 결제 건수가 많았다. 해외 항공권을 구입한 소비자도 많았다.

지난 10년간 거래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품목은 패션잡화였다. 작년 거래액은 2008년에 비해 100배 가까이 늘었다. 단가가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생수, 물티슈 등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청소기, 다리미 등 생활가전 품목도 이 기간 거래액이 70배 급증했다. 모바일 쇼핑에 대한 불안이 사라진 데 따른 현상이다.

11번가는 소비자들이 가장 주문을 많이 하는 ‘쇼핑 골든타임’도 분석했다. 1주일 중 월요일에 결제가 가장 많이 일어났고 하루 중엔 오전 11시에 주문이 많이 몰렸다. 회사 측은 소비자들이 배송이 지연되는 주말보다 평일에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하고, 주말 동안 오프라인에서 구경한 상품을 월요일에 구매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현진 11번가 상품혁신추진단장은 “오전 11시는 직장인들이 출근해 급한 오전근무를 처리한 뒤 한숨 돌리고, 주부들은 오전 집안일을 끝낸 시간”이라며 “11번가가 이 시간에 맞춰 핫딜 행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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