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팀' 이뤄내 자부심 뿌듯
[ 이관우 기자 ]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마지막을 알리는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새러 머리(30·캐나다·사진) 감독은 박철호 북한 아이스하키 감독과 눈물의 포옹을 했다. 28일간의 ‘아름다운 동행’은 그렇게 끝이 났다.
머리 감독은 20일 스웨덴과 마지막 올림픽 경기를 치른 뒤 “4년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연신 눈물을 훔쳐냈다.
머리 감독은 올림픽 개막을 약 2주 남겨 놓은 시점에서 단일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준비 기간은 턱없이 짧았고, 쓰는 용어도 다 달랐다. 단일팀이 정치 이슈로 떠오르면서 분위기까지 어수선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에게 4년간 가르쳐야 할 시스템을 불과 10일 안에 가르쳐야 해 힘들었다. 처음 보는 감독 밑에서 처음 보는 플레이를 해야 했으니 북한 선수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지난 여정을 돌아봤다.
그는 “하지만 이런 짧은 시간에도 남북 선수들은 하나로 뭉쳐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정치적인 부담과 언론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냈다는 점은 내게도 대단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은 북한팀을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계속 가르치고 싶다는 뜻을 내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관동하키센터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운영 인력이 모두 빠질 예정이다.
머리 감독은 “비디오 미팅을 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것을 북한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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