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조직 덩치 키우는 미국… 전방위 무역보복 예고

입력 2018-02-21 19:14   수정 2018-02-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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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상압박 '후폭풍'
보호무역 체계적 강화

USTR·상무부 예산 대폭 늘려
"자체 판단에 따라 세이프가드 조사 확대"



[ 워싱턴=박수진 기자 ]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패널부터 철강까지 ‘관세폭탄’을 퍼붓고 있는 미국이 관련 조직을 확대하며 체계적인 무역보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통상전문매체 인사이드US트레이드 등 미 언론과 각 부처에 따르면 미국 통상 관련 부처들은 예산 규모를 크게 늘린 2019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 예산 요청서를 최근 백악관에 제출했다. 백악관은 각 부처 예산 요청을 집계해 4월 중순 의회에 보낸다.

통상전쟁의 선봉에 서 있는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내년 예산으로 6300만달러를 요청했다. 이미 확정 집행 중인 올해 예산(5760만달러)보다 9.3% 늘어난 규모다. 올해 USTR 예산은 2017회계연도(5440만달러)보다 5.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백악관 측은 “기존 무역협정을 바꾸고 새로운 협정을 맺는 등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야심찬’ 통상 아젠다를 지원하기 위해 큰 폭의 예산 증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는 통상법 201조(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무역확장법 232조(수입품으로 인한 안보 피해 대응) 집행을 위한 조직 확대에 발벗고 나섰다. 세이프가드는 수입 급증으로 미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될 때 관세 부과나 수입량 할당(쿼터) 등을 통해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역시 관세 등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둘 다 통상분쟁 소지를 안고 있어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다.

상무부는 세이프가드와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을 주도하는 국제무역청(ITA) 예산을 올해보다 300만달러 늘린 9000만달러로 요청했다. ITA 예산 중 수입품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처하는 ‘232조팀’에 480만달러를 추가 배정하고, 인력도 28명 증원했다. 시장조사를 담당하는 산업안보국(BIS)엔 420만달러, 인력 13명을 각각 추가 배정했다.

상무부는 “대통령의 조사 요청이 나오면 270일 이내에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제한된 예산과 인력 때문에 업무부담이 컸다”며 “내년 예산은 이 분야 업무 강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기업과 단체 건의뿐 아니라 자체 판단에 따라 세이프가드와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한국산 등 수입 세탁기·태양광 패널에 세이프가드 발동(3~4년간 30~50% 관세 부과)을 결정했다.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지난 16일 한국 등 12개국 수입철강에 53% 관세 부과를 건의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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