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8②]"가상이야, 현실이야"…업그레이드된 VR 서비스 공개

입력 2018-02-22 11:20   수정 2018-02-22 11:36

국내 1800억원 시장 'VR'…아직 걸음마 단계
SKT-KT, VR 서비스 세계최초 공개
"향후 세계시장 진출 교두보 될 것"…기대감↑



국내 기업들이 전 세계적인 이동통신·휴대전화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8에 가상현실(VR) 서비스를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국내 VR 산업이 이를 계기로 활기를 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년 전인 2016년 2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는 MWC 2016의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에 등장해 "VR은 차세대 소셜 플랫폼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VR 산업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고 국내에서 관련 서비스가 선보일 때마다 화제가 됐다.

국내 현실은 그동안 기대와는 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VR·AR(증강현실) 시장은 2017년 기준 18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기술력은 미국 대비 79% 수준 밖에 미치지 못하고, 기술격차 또한 2.2년가량 뒤쳐졌다. 눈에 띄는 흥행을 거두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VR 자체가 '속 빈 강정'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구체적인 VR 서비스를 전 세계적 전시회에 공개한 다는 것은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VR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MWC 2018을 발판으로 향후 국내 VR 서비스의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SK텔레콤과 KT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8에 참가해 새로운 VR 서비스를 선보인다.

우선 SK텔레콤은 영화 '매트릭스'와 같은 VR미디어 플랫폼 '옥수수 소셜VR'을 MWC 2018에서 공개한다. 이는 VR과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 '옥수수;와 소셜 커뮤니티 기능을 합쳐 개발한 것이다.

옥수수 소셜VR은 고객이 만든 가상공간에 다른 참여자를 초대해 함께 영상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가상의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보면서 아바타를 통해 음성대화를 주고받거나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팝콘을 던지는 등의 움직임으로 의사소통까지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방에 사는 친구와 축구 중계를 보고 싶을 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물리적인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VR 속 가상의 공간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끼리 함께 보면 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아이돌 그룹 '엑소', '레드벨벳' 등의 공연을 가상현실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옥수수 소셜VR이 이번 MWC 2018에서 공개돼 전 세계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사람 모습의 아바타와 서로 마주보고 대화할 수 있는 '홀로박스(HoloBox)'를 공개한다. 홀로박스는 차세대 미디어 기술인 홀로그램(Hologram)에 SK텔레콤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NUGU)'를 결합한 서비스다. 가상의 인공지능 아바타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는데, MWC 2018에서는 레드벨벳의 '웬디'를 실사화한 모습을 선보인다.

홀로박스는 높이 365mm, 지름 170mm 크기의 원통형 디자인이다. HD급의 고화질 이미지로 아바타를 구현하기 위해 레이저 기반의 초단초점(Ultra Short Throw) 프로젝션 기술을 이용했다.

홀로박스의 아바타는 집 밖에서도 함께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로 가상의 캐릭터를 불러낼 수 있다.

SK텔레콤이 '소통'에 중점을 뒀다면, KT는 VR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게임'에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KT는 MWC 2018에서 5G가 적용된 상용 VR게임을 최초로 공개한다. 이는 '완전 무선' VR게임인 '스페셜포스 VR'로, 스페셜포스는 드래곤플라이가 개발한 1인칭 슈팅게임(FPS)이다.

완전 무선 방식의 VR게임을 구현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VR게임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해야하는 부담감에 보통 유선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각각의 플레이어는 5~6kg에 달하는 백팩 형태의 PC와 배터리를 등에 메거나 헤드셋(HMD)과 유선으로 연결한 채로 게임을 즐겨야 했다.

이런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KT는 해당 게임에 'VR 워크스로우(Walkthrough)'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고, 독자 개발한 흔들림 방지을 사용해 어지러움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KT는 이후에도 5G시대를 대비해 사람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VR·AR 등의 실감형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과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드래곤플라이 역시 MWC 2018을 계기로 글로벌 VR 기업과 향후 세계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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