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새주인 이르면 내달 결정

입력 2018-02-22 19:21   수정 2018-02-23 07:16

26일께 노사 자구안 나올 듯

"금호타이어 살릴 능력 최우선"
중국 더블스타 인수에 '무게' 쏠리지만
국내 여론 감안 땐 SK그룹 유력



[ 박신영 기자 ]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이 이르면 다음달 결정된다. 매각의 필요조건인 금호타이어 자구를 위한 노사 합의안이 오는 26일 도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 시점에서 인수 후보로 중국 더블스타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하지만 SK그룹도 향후 국내 영업력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어 막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채권단 관계자는 22일 “경영 상황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생산성, 중국공장 문제 등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 후보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내에선 어느 국적의 자본인지를 따지기보다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능력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금호타이어 인수 후보로 SK그룹보다는 더블스타가 더 유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7월부터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인수협상을 하면서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계속 요구했지만 금액 자체는 SK그룹보다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K그룹은 계열사인 SK네트웍스의 자동차 정비 프랜차이즈 ‘스피드메이트’를 통해 타이어를 취급하면 금호타이어의 영업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체적으로 가격 조건과 사업경험에선 더블스타가 앞서지만, 중국 자본에 대한 국내 여론의 거부감을 감안하면 SK그룹도 여전히 유력한 후보라는 관측이 많다.

채권단이 어느 곳을 인수자로 선택하더라도 금호타이어 노조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더블스타와 SK그룹 모두 금호타이어 노조가 동종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생산성은 낮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사에 오는 26일까지 자구안인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MOU 체결이 성사되면 매각 절차는 급물살을 타면서 이르면 3월 안에 완료될 수도 있다고 채권단 관계자는 전했다.

구조조정에 반발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금호타이어 노조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입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앞서 노조 측은 회사가 제시한 임금 삭감, 무급 휴무, 통상임금 소송 해소 등에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최근엔 ‘조건부 수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신영/박재원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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