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도보도 못했던' 여자 컬링, 올림픽 최고 스타로 올라서기까지

입력 2018-02-25 11:23   수정 2018-02-25 11:26



여자 컬링 대표팀이 '기적'을 이뤘다. 대회 시작 전만 해도 메달 후보로 분류되지 않으며 참가에 의의를 두는 듯했지만 대회가 시작되자 세계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전국에 '컬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 최고의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25일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결승전에서 스웨덴에 3-8로 패하고 사상 첫 은메달을 차지했다.

대표팀은 예선 첫 경기부터 준결승까지 10승을 거두는 동안 단 한 경기만 내줬다.

첫 경기에서 전 대회 우승국인 캐나다를 만나 8-6으로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 일본을 만나 접전 끝에 5-7로 졌지만 이는 기적의 씨앗이었다.

심기일전한 대표팀은 3차전에서 스위스를 7-5로, 5차전에서 영국을 7-4로 격파했다. 캐나다와 영국, 스위스 등 세계 강호들을 연파하면서 대표팀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

"영미~!"가 평창 올림픽 최고의 유행어로 올라선 것도 이 즈음이다.

세계 강호를 격파한 대표팀은 다음 경기에서 중국을 만나 12-5로 점수를 벌리며 경기를 8엔드에서 끝냈다. 1엔드 3점, 3엔드 3점, 5엔드 4점을 내는 등 일방적인 승리였다.

이어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금메달, 2014년 소치 은메달을 따낸 세계 최강 스웨덴을 7-6으로 눌렀고 미국도 9-6으로 이기며 연승을 이어갔다.

러시아전은 대표팀이 세계 최강에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경기였다. 1엔드부터 3엔드까지 내리 3점씩을 뽑아내며 6엔드만에 11-2로 경기를 매조짓고 예선 1위를 확정지었다.

예선 마지막 경기인 덴마크전도 9-3으로 승리하며 예선을 8승1패로 마무리한 대표팀은 4강에서 우리에게 유일한 1패를 안긴 일본을 만났다. 초반부터 앞서나갔던 대표팀은 후반 들어 상대 스킵인 후지사와 사쓰키의 선전에 마지막 10엔드에서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전에서도 일본의 맹공이 계속됐다. 초반부터 센터를 선점한 일본은 마지막 스톤까지 1번 스톤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스킵인 김은정이 마지막 스톤을 정확히 한가운데로 보내며 사상 첫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스웨덴은 역시 강했다. 1엔드 1점을 선취했지만 3엔드에서 2점을 내줬고 후공인 4엔드에서도 1점을 스틸당하며 1-3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이어 5엔드에서도 스킵 김은정의 마지막 스톤이 빗맞으며 1점을 더 내줬다.

결국 대표팀은 9엔드가 끝난 뒤 경기를 마무리해야만 했다.

컬링은 대회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컬링이란 종목도, 경기 규칙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듣도보도 못한 종목'이었다.

"그게 무슨 스포츠냐"는 비아냥도 많았다. 하지만 대표팀은 연일 승리를 거두며 평창에 '컬링 열풍'을 불러 왔다. 그리고 소치에 이어 2번째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아시아 국가 사상 첫 은메달을 따냈다.

의성여고의 방과후활동에서 시작한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기적'을 이뤄낸 순간이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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