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쿨해진’ 울… 양모 가격 폭등

입력 2018-02-25 16:54   수정 2018-03-28 21:40

양털로 짠 울은 더이상 겨울 옷에만 쓰이는 소재가 아니다.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울로 만든 신발, 속옷을 내놓는 등 울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디다스, 룰루레몬, 언더아머 등 아웃도어 의상 브랜드도 탱크탑, 민소매 티셔츠 등에 메리노울을 널리 사용하면서 지난해 양모 가격이 ㎏당 14달러로 전년 대비 56%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호주·뉴질랜드에서 기르는 양의 수는 100년래 가장 적다. 1990년대 양모 가격이 폭락한 뒤 양모 최대 수출국인 호주와 뉴질랜드의 양 목축업자들이 낙농업이나 수익성이 높은 작물로 업종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울의 인기를 되돌린 것은 올버즈 스니커즈다. 신발 제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올버즈가 만든 스니커즈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가 애용하는 등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버즈 스니커즈는 세탁기에 넣어서 빨아도 줄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올버즈의 매출은 전년 대비 450%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촉감이 더 좋고 친환경 소재라는 이유로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 합성섬유보다 울 등 천연섬유를 선호하게 된 것도 울 수요를 끌어올렸다.

울 제조업체들은 당분간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파인울 판매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뉴질랜드메리노의 존 브래큰리지 CEO는 “뉴질랜드 파인울의 50% 이상이 장기 계약을 통해 판매된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으로 의류업체들의 비용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의류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는 울 소재 셔츠·정장 등의 재료비가 지난 2년간 25~30% 늘었다고 밝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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