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그대들의 외침 덕분에 대한민국은 행복했다

입력 2018-02-25 19:24   수정 2018-02-26 05:16

평창올림픽 폐막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값진 은메달
스웨덴과의 결승전서 3-8로 석패
예선서 강호들 제치며 정상급 기량
국민들에 '할 수 있다' 희망 메시지
'팀 킴' 활약에 컬링도 인기 급증



[ 박진우 기자 ]
“영미! 고마워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 9엔드. 스웨덴 스킵(주장) 안나 하셀보리가 던진 마지막 스톤이 하우스에 있던 다른 스톤을 밀어내고 1점을 따자 김은정이 이끄는 컬링 대표 ‘팀 킴’은 장갑을 벗어 패배를 선언했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25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3-8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연승 행진도 8연승에서 마무리했다. 하지만 컬링 불모지인 한국에서 세계 1~5위를 족족 연파하며 거둔 아시아 최초 은메달이다. 객석을 가득 채우다 못해 뒤편에서까지 서서 보던 관중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격려 반, 축하 반으로 시상식이 열릴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스웨덴의 하셀보리는 샷 성공률 94%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승부는 7엔드에서 사실상 결정 났다. 스웨덴이 4-2로 앞선 상황에서 팀 킴의 스톤이 하우스를 지나치고 만 것. 하셀보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3점을 추가했다. 팀 킴은 후공인 8엔드에서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1점을 얻는 데 그쳤고, 9엔드에서 1점을 내주자 경기를 포기했다.

올림픽 여정을 끝낸 팀 킴의 스킵 김은정, 리드 김영미, 세컨드 김선영, 서드 김경애, 핍스(후보) 김초희가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고 손을 흔들자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유럽권 국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컬링 시상대에 2위 한국, 3위 일본이 올랐다. 양국 모두 올림픽 첫 수상이다. 동메달을 따낸 일본 팀 선수들은 다같이 손을 맞잡고 시상대에 펄쩍 뛰어오르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경기는 치열했지만 선수와 관중 모두 ‘신사의 스포츠’ 컬링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은정은 “스웨덴이 결승에서 완벽한 경기를 보여줬다”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갈 만한 샷을 보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하셀보리도 “(주변에서 팀 킴이) 결승까지 올라온 것이 놀랍다고 하지만 난 아니었다”며 “존경해왔고 결승에서 만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치켜세웠다. 관중들은 경기 내내 매 엔드가 끝나는 순간에만 열띤 응원을 펼치고 경기 도중엔 침묵을 유지했다. 선수들이 최대한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였다.

의성 군민 1200명은 의성체육관에 모여 팀 킴이 은메달을 확정하자 서로를 끌어안았다. 김은실 씨(48)는 “여자대표팀 선수들의 노력은 이미 금메달감”이라며 “외환위기 때 박세리 선수가 우리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 메시지를 준 것과 같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은메달을 따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팀 킴의 위대한 여정 덕에 컬링의 인기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컬링 게임·장난감 세트 판매량은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세 배 이상(219%) 늘었다. 컬링 보드게임은 두 배 이상(178%), 실내용 컬링 게임세트는 33% 늘었다. 실내용 게임상품 외에도 실제 컬링을 즐기려고 하는 사람이 늘면서 스톤·컬링푸셔로 구성된 컬링세트 판매도 두 배(100%) 급증했다.

팀 킴을 배출한 의성은 ‘컬링의 고장’이 됐다. 부산에서 응원하러 왔다는 이모씨(38·회사원)는 “평소 의성에 올 일이 전혀 없었는데 대한민국 컬링 본고장에서 올림픽 열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 가족을 데리고 왔다”며 “그동안 의성을 마늘의 고장으로만 알았던 것이 죄송스럽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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