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바리스타에 관심을 갖고 39세에 이 일을 시작했어요. 14년이 흘러 벌써 53세가 됐네요. 바리스타로 정년에 퇴직하는 것이 꿈입니다."
스타벅스 하남미사점의 배연주 파트너(53·사진)는 스타벅스에서 일하고 있는 사내 최고령 바리스타로 유명하다. 2005년 입사 이래 14년째 스타벅스와 인연을 맺고 있다.
입사 전엔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평범한 가정 주부로 살던 배 파트너는 "스타벅스 단골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바리스타란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주부도 가능하다'는 근무조건을 듣고 나서 40대를 앞둔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지원해 입사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대부분 카페 바리스타로 20~30대 젊은 세대를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다르다. 학력, 성별, 나이, 장애에 대한 차별 없는 열린 채용으로 유명해서다.
배 파트너는 "입사공고를 처음 봤을 때 '나도 될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지원했었다"며 "입사가 확정되고 나서는 정말 많이 설레였다"고 했다.
이어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딸이 어느새 대학 졸업반이고 아들은 군복무 중"이라며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던 가족들이 이제는 사명감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 파트너는 입사 후 지금까지 매장 6곳에서 약 200명의 파트너들과 함께 일했다. 바리스타로 입사한 파트너 중에는 지역을 책임지는 매니저로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배 파트너는 "제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처럼 나이 들고 싶다고 말하는 동료 파트너들이 성장해 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 켠이 뿌듯하다"고 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배 파트너는 입사 후 여러 번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상대적으로 근무시간이 짧은 바리스타 직책을 고집하고 있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다양한 여가를 즐기기 위한 배 파트너의 결정이란 설명이다.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 직급은 5시간, 수퍼바이저 직급은 7시간, 부점장 이상은 8시간씩 근무시간이 적용된다.
배 파트너는 "바리스타는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만드는 직업이 아닌 것 같다"며 "언젠가 백혈병에 걸린 갓 돌 지난 아이의 엄마 고객이 기억나는데 1년 뒤 다시 찾아와 아이가 완치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뻐서 함께 울었는데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배 파트너는 현재 스타벅스 사내 커피 전문가 자격증인 '커피매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사내 제품 평가 패널단으로 적극 활동 중이다.
스타벅스에는 1만3000명의 파트너들이 바리스타부터 지역 매니저까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 및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013년부터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퇴직한 스타벅스 전직 점장 및 부점장 출신 여성 관리자를 대상으로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100여명이 넘는 리턴맘 바리스타가 매장에서 근무 중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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