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놓았던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행 두 달 만에 폐기했다. 대신 미세먼지가 심한 날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이때 운행하는 노후 경유차에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27일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중단하고 '8대 대책'을 새롭게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되더라도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없다.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지난 1월 15일과 17, 18일 세 차례 적용됐지만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하루 5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나, 그만한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요지다.
서울시는 예산을 증액해서라도 이 정책은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폐기했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미세먼지 배출 저감을 위해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였다"며 "이 정책이 목적을 다 했다고 판단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신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차량에게 페널티를 주는 정책을 내놨다. 2005년 12월 이전 등록된 2.5t 이상 경유차 등 공해 유발 차량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날 서울 내 운행이 제한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을 제한하며 이를 어기면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단속시스템에 공해 유발차량인 '서울형 공해차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평상시에는 노후경유차를, 비상시에는 서울형 공해차량을 단속한다. 하반기에는 CCTV 단속시스템 43대를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다만 시민 공청회, 시의회 심의, 경기도·인천과의 협의 등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시행 시기는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는 차량의 친환경 수준을 7등급으로 나눠 라벨을 부착하는 '자동차 배출가스 친환경 등급제'도 도입한다. 올해 연말부터 하위 등급인 5∼6등급 차량은 사대문 안(녹색교통진흥지역) 운행을 시범적으로 제한하고 내년부터 전면 제한한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자동차 운행을 하지 않는 개인,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승용차 마일리지' 제도를 확대하고 '서울형 실내 공기질 기준'을 새롭게 마련해 실내 초미세먼지(PM2.5)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32개 시민단체가 연대해 발족한 '미세먼지 나부터 서울시민 공동행동(미행)'과 협력해 차량 2부제 참여 캠페인 등도 펼치기로 했다.
황 본부장은 "서울시는 앞으로도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 참여만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믿음으로 해결책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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