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로밍 등 서비스 체계 손질
"5G 성공 핵심요인은 안정성"
[ 유하늘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은 26일(현지시간) “옷 사이즈처럼 ‘라지’ ‘스몰’로 단순하게 얘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이동통신 요금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NO(이동통신)사업 전반에 큰 변화를 주려고 한다”며 “가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혜택을 실감할 수 있는 새로운 요금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일부 발생하는 ‘낙전 수입’을 걷어내 돌려주는 방식으로 혜택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은 다음달부터 박 사장 주도로 요금제, 멤버십, 로밍 서비스 등 MNO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이날 로밍 요금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해외 여행객의 20%만 로밍을 쓰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비싼 요금 때문에 욕을 먹고 있다”며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에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인터넷 전화 기술 적용 등 극복 방안을 찾아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5G(5세대 이동통신) 성공의 핵심 요소로 서비스 안정성을 꼽았다. 박 사장은 “5G가 앞으로 우리 삶에 더욱 널리 적용됐을 때 관제 시스템에 오류라도 생기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탑승자 안전을 위해 끊김 없는 통신이 중요한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시대의 소비자들은 해킹 우려가 없는 양자암호모듈을 적용한 차량을 선택할 것”이라며 “망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는 데 전폭적으로 투자하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quantum)의 특성을 이용한 통신기술로, 원천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해 각국 통신업체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이 분야 기술력을 높이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업체인 스위스 IDQ의 인수작업을 하고 있다.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온라인 동영상 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를 받는 문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사장은 “지금까지 안 받던 돈을 받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며 “콘텐츠를 우선시하는 고객은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통신사를 바꿀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플랫폼업체에 얼마를 달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중간지주사를 통해 기업지배구조가 잘 형성되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소프트뱅크와 같은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회사가 나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바르셀로나=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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