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군·의회 반대로 주한미군 철수 뜻 접었다"

입력 2018-03-01 23:40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회고록 번역본 발간

"1994년 1차 북핵위기 때
김일성과 담판 성공했으나
김 주석 사망으로 물거품"



[ 심성미 기자 ] 미국 39대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지미 카터(사진)의 구순(90세) 기념 회고록 《지미 카터》(지식의 날개)가 1일 번역, 출간됐다. 2015년 미국에서 먼저 나온 이 책에는 카터 전 대통령이 추진한 주한미군 철수 계획 배경과 마지막 철회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한반도 전쟁 위기를 해결하려는 북·미 접촉이 성사될지 주목되는 시점이어서 눈길을 끈다.

카터는 1977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당시 3만 명에 이르던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했다. 그는 책에서 “당시 한국은 경제력으로나 기술력으로나 충분히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남북의 국력 차가 확대되고 한국의 방어 능력이 양호했다는 것이다. 그는 “헤럴드 브라운 국방장관 및 다른 보좌관들과 함께 미군을 감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러나 서울에서 당시 미군 소장이던 존 싱럽이 감축안에 반대한다는 공개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미 국방부 정보부서가 북한의 군사력을 갑자기 두 배로 늘린 평가서를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정보에 매우 회의적이었으나 보고서가 의회 지도자들과 공유됐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을 승인하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며 미군 철수 뜻을 굽힌 배경을 설명했다. 싱럽 소장은 당시 이 성명을 부인하며 “한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이 서렸던 1994년 1차 북핵위기 때 김일성 북한 주석과 벌인 담판 부분도 흥미롭다. 당시 북한은 핵확산방지조약(NPT)의 의무조항을 무시하고 핵 시설에서 감시단을 철수시키고, 사용한 우라늄 연료봉으로 플루토늄을 재처리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북한과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사안을 넘겨 북한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카터 전 대통령은 “김일성은 미국과의 적대 관계를 일부라도 해소해 줄 수 있도록 내가 북한을 방문해 달라고 3년에 걸쳐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가까스로 승인을 받고 방북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김일성은 서글서글하고 놀라울 정도로 모든 사안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국제사찰단의 조사 허용, 남한과의 정상회담, 비무장지대에 전진 배치한 군대의 철수, 6·25전쟁 중 전사한 미군의 유해송환 문제 등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합의는 김일성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역사 속에 묻히고 말았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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