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투지바이오 "주사 1회로 한달 효과, 치매 개량신약 내년 임상"

입력 2018-03-02 18:24  

바이오 스타트업

기존 의약품 개량한 신약
개발기간 짧아 비용 절감

매일 복용하던 치매치료제
서서히 약물 방출, 약효 지속
한 달 한번 주사로 같은 효과

내년 상반기 임상 1상 목표
조현병 치료제 등 개발 확대



[ 임락근 기자 ]
대전 유성에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투지바이오는 약효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바이오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치매 치료제를 한 달에 한 번 주사로 맞으면 되는 개량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희용 대표는 “복약 편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개량신약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한 뒤 신약 개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다른 바이오벤처와 달리 제네릭(복제약)을 통해 글로벌 10대 제약사로 성장한 이스라엘 테바를 벤치마킹 하겠다는 전략이다.

◆약효 지속 시간 획기적으로 늘려

지난해 3월 설립된 지투지바이오는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형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약물을 생체분해성 고분자로 감싸 미립구로 만든 뒤 서서히 체내에 녹아 흡수되도록 하는 ‘이노램프’ 기술을 통해서다. 국내외에 특허도 냈다. 기존 서방형 개량신약과는 효능에서 차별화된다. 기존 제품은 약 표면에 캡슐을 씌워 약물이 체내에서 서서히 녹도록 하는 방식을 쓴다. 이 때문에 지속 시간이 길어야 12시간 정도다. 이 대표는 “약효를 한 달가량 지속시키는 서방형 기술은 거의 없다”고 했다. 하루 1회 주사하던 것을 한 달 1회로 제형을 개량한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말단비대증 치료제 산도스타틴 정도다.

지투지바이오는 화장품 생산에 많이 쓰이는 기계를 개량해 입자를 균일하게 생산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입자가 균일해지면 수율이 올라가 공정을 단축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그는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기술 장벽이 높아 후발주자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렵다는 것도 개량신약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펩트론에서 시판도 경험

이 대표는 약물 지속성을 높이는 연구만 23년 이상 해 온 개량신약 전문가다. 연세대 생화학과를 나와 KAIST에서 생물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바이오벤처 펩트론에 입사했다. 15년 넘게 몸담았던 펩트론에서 이 대표는 개량신약을 개발해 기술이전뿐만 아니라 판매까지 한 경험이 있다. 연 25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웅제약의 전립샘암 치료제 ‘루피어’는 그가 펩트론에서 개발해 기술이전한 개량신약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첫 개량신약으로 치매 치료제를 택했다.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개발한 경구용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를 주사제 형태로 바꿔 개발한다. 치매 증상을 늦추거나 유지하는 치료제다. 이 대표는 “아리셉트는 하루에 1회 복용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따르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 “개발 중인 개량신약은 한 달에 1회 주사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런 불편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 개량신약은 동물실험을 거쳐 내년 상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이 회사는 미용 의료기기 필러, 동물용 중성화 호르몬제 등의 개발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치매 치료제를 시작으로 파킨슨병, 조현병 등 신경질환 쪽으로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대전=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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