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 길어질 듯… 실적 우량주로 시야 좁혀야"

입력 2018-03-02 19:30  

"증시 어디로"… 전문가 진단

미국 금리 인상·보호무역 강화
주식시장 변동성 키워

조정기간 놓고 의견 엇갈려

연내 인상적 상승 없을 것 vs 조정 그리 길지 않을 것
지수보다 개별종목별 접근을



[ 강영연/은정진/홍윤정 기자 ] 주식시장 조정이 길어지고 있다. 2일 코스피지수는 25.20포인트(1.04%) 떨어진 2402.16에 마감했다. 지난달 중순 2450선을 재탈환하며 회복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는 미국발(發) 글로벌 증시조정 영향으로 3일 연속 하락해 장중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통상압력 강화 등이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조정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지수나 업종에 투자하기보다 저평가된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최대 변수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투자전략팀장들은 지금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는 핵심 이유로 ‘미국 금리 상승’을 꼽았다. 한국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나쁘지 않지만 지난달부터 시작된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국 내에서 벌어진 작은 이벤트에도 미국 국채금리와 증시가 요동칠 정도로 투자심리가 취약해져 있다”며 “오는 20~2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나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증시가 경제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를 과도하게 선반영한 게 조정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2월 개인가처분소득이 전달보다 0.9% 좋아지는 등 경제 상황은 나쁘지 않다”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작년 하반기부터 반영해 증시가 쉬지 않고 올라 지금은 어떤 변수도 조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국의 통상압력은 한국 증시에 새로운 핵심 악재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 기업에 일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한국 증시엔 악재”라며 “다른 산업으로 번지면 기업들의 이익전망치가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6억8840만원으로 지난해 말(50억1996만원)과 비교해 6.60% 줄어들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더 강화되면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포스코(-3.60%), 현대자동차(-3.41%), 현대모비스(-3.29%) 등 철강·자동차주가 동반 하락했다.

◆조정, 언제까지 이어질까

증시 조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가장 비관적으로 시장을 전망한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소한 상반기 내 상승 반전은 어렵다”며 “올해 안에 인상적인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있었던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미 의회 발언이 ‘매파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긴축을 빠르게 진행하지 않을 것이란 의지가 드러난다”며 “증시 조정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의 대응 전략에는 의견이 대체로 비슷했다. “지수가 지난해만큼 견조하게 상승하기 어려우므로 ETF에 투자하기보다는 개별 종목 위주로 대응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다.

지수가 떨어지더라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종목과 낙폭과대주는 반등하는 등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종우 센터장은 “박스권 장세로 생각하고 개별 종목에 투자해야 할 때”라며 “지수 등락의 영향을 덜 받는 4차 산업혁명 테마주나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승장을 이끈 정보기술(IT)주의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팀장은 “실적은 좋지만 낙폭이 컸던 IT 대형주가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었다”며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연/은정진/홍윤정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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